서울중앙지법, 25일 경동나비엔 기술 유출 직원 등 4차 공판준비기일
직원 측 “검찰 수집 증거 영장 범위 벗어나 위법”
검찰 “범죄 관련 내용 기재돼 범위 벗어난 것 아냐”
대유위니아 기술 유출 피해액 산정 두고 이견 보이기도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대유위니아에서 경동나비엔으로 이직 과정에서 핵심기술 유출 혐의를 받는 피고인 강 모씨가 검찰의 증거 수집 과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검찰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집했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25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경동나비엔 법인과 직원 강씨와 김모씨에 대한 4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법정에서는 검찰의 증거 수집 절차의 적법성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강씨 측 변호인은 검찰의 경동나비엔 법무팀장에 대한 압수수색이 영장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경동나비엔 법무팀장에 대한 압수수색 부분은 검찰의 해명이 제대로 안 됐다고 본다”며 “영장주의 뿐만 아니라 변호인의 변론과정에서 피고인 방어를 위한 변호권 등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증거로 제출된 피고인과 대유위니아 직원 사이의 통화 녹취록에 대해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녹취록을 어떻게 확보됐는지 합법적인 입수 경위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법원 로고 /이형석 기자 leehs@ |
검찰은 영장 범위를 벗어났다는 주장에 대해 “회사에서 자체 조사한 범죄 관련 내용이 기재돼있어 영장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며 “기술 유출 정황과 피고인들이 대유위니아에서 경동나비엔으로 이직 후 업무 연계성 등이 메모돼 있어 압수 필요성도 인정된다”고 반박했다.
또 통화 녹취록 입수 경위에 대해선 “대유위니아 전 직원이 피고인과의 대화 녹음을 회사에 제출한 것을 회사가 다시 검찰에 제출한 자료”라며 “의견서 형태로 입수 경위를 상세히 밝혀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검찰과 변호인 측은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액 산정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검찰은 대유위니아 측 피해액을 593억900만원으로 산정했다.
검찰은 “하급심 판례에서 재산 가치를 연구개발 인건비와 기술 개발 회의비 등을 합산한 금액을 산정한 사례가 있다”며 “손익계산서에 연구개발비가 특정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피해액 산정에 있어서 시장가치 상당은 일반적이지만, 인건비 상당은 깨졌다”며 “설계도면의 경제적 가치를 제대로 내라. 그렇지 않으면 대법원 판례에 어긋나는 조치라고 본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다음달 18일 오전 10시 제출 증거의 사실관계 등을 확인하는 서증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해 6월 대유위니아를 퇴사하면서 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핵심 기술을 이동식 저장장치(USB) 등으로 유출해 이직한 경동나비엔에 가져간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보다 1년 앞서 경동나비엔에 이직한 김씨는 가전제품 설계도면을 탈취한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다. 경동나비엔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sun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