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소비자물가 속 외식물가는 10개월 연속 3%대 상승률
체감 물가와 실질 지표 간 괴리... 물가 인식 격차 1년 최대치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최근 식품·외식 등 장바구니 품목 인상이 잇달아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를 하회했지만 체감 물가는 2%대를 유지하며 격차는 더욱 커지는 실정이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보다 0.8% 오르는 데 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2.0%에서 꾸준히 떨어지면서 올해 1월 0.8%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물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외식비는 서민이 즐겨 먹는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이어져 10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식물가는 작년 4월 3.1% 오른 후 10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김밥(6.5%), 도시락(6.5%), 죽(6.4%), 치킨(5.9%), 떡볶이(5.7%), 갈비탕(5.5%) 등의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또한 농축수산물 물가지수 역시 2.5% 상승해 전체 물가를 0.19%포인트 끌어올렸다. 체감물가를 보여주기 위해 자주 구입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4% 상승했다.
1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통계청] |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실제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과 실질 물가 상승률 지표 간 격차도 보였다. 같은 달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0.8%)과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상승률인 물가인식(2.4%) 간 격차는 1.6%포인트로 지난해 1월(1.7%포인트) 이후 1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물가인식은 한국은행이 전국 22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수치로 1년간 소비자가 인식한 물가상승률 수준이다.
체감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먹거리 가격 인상은 작년부터 지속되는 추세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작년 4분기 한국의 식료품·비주류음료(이하 식품) 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5.1% 올랐다. 식품 물가 상승률은 작년 1분기 0.5%에서 2분기(1.9%·20위), 3분기(3.6%·3위)에 이어 4분기까지 급등한 것.
이 같은 추세는 올해 소비 흐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체감 물가 상승률이 클수록 가계 지출을 줄이는 경향 때문이다.
실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해 12월부터 석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100이하 수준으로 장기평균보다 비관적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9.5로 전월보다 2.0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가계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의 주요 지수를 표준화한 것으로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보여준다. CCSI가 100을 웃돈 것은 지난해 9월(100.0)이 마지막이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올해 전망에 대한 컬럼을 통해 "올해 경제에 대한 전망은 한마디로 비관적"이라며, "소비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경제정책들에 대한 부작용이 가시화되면서 고용이 줄고 경기가 체감하다 보니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자영업을 영위하는 가계에서 더욱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