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 소재지 서울 삭제부터...법 개정은 추후 해도 문제없어"
제3금융중심지나 부산 육성위해 기업·산은 이전 주장도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IBK기업은행, 산업은행의 부산·전주 등 제2, 3금융중심지 이전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발의된 관련 개정법안에 대해 "지방이전 결정부터 하면 된다"는 검토결과를 최근 내놨다.
18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공기업 지방이전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 전문위원회의 ‘첫’ 검토보고서가 최근 나왔다. 김두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11월 대표 발의한 중소기업은행법과 산업은행법 일부 개정안에 관한 것으로, 현행법에서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둬야 한다”는 규정을 삭제하고 “본점 소재지를 정관으로 정하자”는 내용이다. 이럴 경우 각 은행 이사회가 본점 소재지를 부산이나 전주 등으로 변경하는 결의만으로 본점을 이전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본점 사옥 [사진=뉴스핌] |
정무위 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는 “본점 지방이전 결정부터 하라”며 법 개정보다 손쉬운 방안을 제안했다. 보고서에서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신용보증기금의 지방이전 관련 법률 개정사례와 기업은행 등의 지방이전은 같은 취지로, 지방이전을 결정한 뒤 법률 개정을 추진해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주택금융공사와 신용보증기금은 각각 2009년 6월, 2010년1월 지방이전 계획이 승인되고 4~5년 뒤인 2014년 12월에 본점 소재지로 서울을 삭제한 개정안이 통과됐다. 실제 이전은 2014년 12월에 완료됐다.
보고서는 지방이전 결정을 위해 1단계로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공론화 과정을 거치도록 주문했다. 서울로 명시된 본점 소재지 관련 규정을 삭제하면 지방이전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야기될 수 있어서다.
정무위원회 등 상임위원회 검토보고서는 전문위원이 전문적·객관적 입장에서 법률안의 타당성, 문제점, 개선방안에 대해 연구·검토하는 것으로, 소속 위원들에게 정치적·행정적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정무위원회에서 금융공기업 지방이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아도, 지방이전 결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에 금융공기업 주관부처인 금융위의 결정에 따라 지방이전이 결정된다. 금융위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제3 금융중심지 육성’에 대한 타당성 용역보고서를 한국금융연구원으로부터 지난 1월말 받고, 검토중이다. 보고서의 내용은 제3의 금융중심지 필요성 여부 말고도 제2의 도시인 부산 육성에 대한 것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를 금융중심지로 지정하지 않는 대신, 부산에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본점을 이전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정옥균 부산시 서비스금융과장은 “그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외 금융회사를 적극 유치해야 한다"면서 "핀테크·블록체인 등 금융 신산업을 클러스트화하고 남북경협 금융지원시스템도 구축하면 앞으로 10년 동안 금융허브도시로 우뚝 설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은, 산은과 각 은행 노조는 업무 편의성을 이유로 서울에 본점이 남아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공기업 지방 이전 관련 법안은 총 3건이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