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독일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모기업인 다임러가 소형차 브랜드 '스마트(Smart)'의 지분 50%를 중국 지리(吉利)자동차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스마트 지분 매각은 오는 4월 상하이 오토쇼에 앞서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다임러의 최대 주주가 된 지리에 스마트 지분 50%를 매각하기로 한 다임러의 결정은 대주주 지분을 투입해 적자 기업 스마트를 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트의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13만대로 225만대인 벤츠 판매량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스마트 브랜드는 21년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에버코어 ISI 추정치에 따르면 손실액은 매년 500만~700만유로에 달한다.
다임러 자회사 스마트의 미래는 지난해 디터 제체 다임러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5월 1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제체 CEO는 소형차 브랜드 스마트에 관심을 보였지만 그의 후임인 올라 칼레니우스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다임러는 이윤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다임러의 스마트의 지분 매각은 독일 정치권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독일에서는 방산, 에너지 등 민감한 산업에서 비 EU권 국가 기업들이 15% 이상 투자하는 것을 막을 권리를 부여하는 법안 초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중국 기업이 EU국 산업에 진출해 자산을 취득하고 중국으로 기술을 이전해갈 것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2020년까지 스마트사를 100% 전기차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진 다임러로서는 세계 전기차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중국에서 사업 잠재력을 찾는게 유리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한편 지난 10월 다임러는 지리와 차량 공용 서비스를 위한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하는 등 유대 관계를 강화해 왔다.
지리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2010년 포드로부터 볼보를 인수했으며, 이 밖에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와 말레이시아 자동차 기업 프로톤의 지분도 사들였다.
다임러가 생산하는 메르세데스 벤츠 로고[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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