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돌아서기엔 고객사 수요 재개 속도 느려"
"D램 가격 하락세 지속...낸드 적자폭 증가"
업계 "2분기 저점...하반기, 상승세로 돌아설 것"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급락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2분기에도 부진할 전망이다. 고객사 수요 회복 속도가 느린 데다 하락세로 접어든 가격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실적추이. |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에도 부진한 반도체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상반기까지가 시장 비수기라는 점,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D램 가격 하락 폭이 줄어들고는 있으나 아직 반등하지 못했다는 점이 반영된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4월 D램 가격(DDR4 8Gb 고정거래가)은 4달러로 전월보다 12.3% 떨어졌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9월(8.19달러)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다. 낸드플래시(128Gb MLC 고정거래가)는 3.98달러로 2017년 8월(5.78달러)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다. 4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6년 10월 이후 30개월만이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축적된 시장 재고가 2분기까지 증가, 계속해서 가격을 압박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분기(4조1200억원)보다 줄어든 3조원대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D램 이익이 1분기 3조원대에서 2조원대로 떨어지고, 낸드 부진이 2분기에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삼성전자도 생산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전망에 대해 "반도체 메모리 부문은 일부 응용처의 수요 회복세가 시작되나 가격 하락세 지속과 비수기 영향으로 업황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재고 안정화를 위해 라인 최적화를 시작, 생산량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실적추이. |
상황은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985억원으로 1분기 1조3665보다 적다. 삼성전자와 비슷하게 D램 이익이 줄고 낸드 적자가 늘어난데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D램과 낸드의 가격 하락 영향도 반영됐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있는 D램 확장팹(C2F) 건설에도 생산 캐파를 늘리지 않고 20나노대를 10나노대로 전환하는 미세공정화로 생산 효율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낸드의 경우에는 가격 급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효율이 떨어지는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투입 웨이퍼량을 전년 대비 10% 줄이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는 실적 변곡점이다. 3분기부터 수요 개선이 본격화 되면서 실적이 반등하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다. 1분기에는 데이터센터 업체 등 고객사가 D램 구매에 보수적이었지만 2분기에는 재고 수준이 낮아짐에 따라 수요 재개를 본격화 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스마트폰 업체들의 고용량 매모리 채용 확대와 IT 수요가 하반기 늘어난다는 점 또한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전세원 삼성전자 부사장은 "D램은 하반기 계절적 수요 진작과 서버 고객사의 재고 안정화로 견조한 수요가 예상되며 낸드는 다양한 응용처에서 수요가 회복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가격은 회복 시기를 예측하기가 어렵지만, 점차 안정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최악의 국면을 지나고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폭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분기 실적은 2분기를 바닥으로 하반기 완만하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