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화면은 세로라는 공식 깬 2004년 애니콜 '가로본능'
모바일 화면에 최적화된 2019년 '더 세로' TV 스크린
[서울=뉴스핌] 송기욱 수습기자 = "당시 휴대폰 화면을 가로로 돌린다는 건 대단한 일이었던 것 같아요. TV를 세로로 보진 않았잖아요."
학창시절 '가로본능' 폰을 사용했다고 하는 한 사용자는 7일 이렇게 말했다. 지난 2004년 삼성전자는 애니콜의 '가로본능(SCH-V500)'폰을 내놓았다. 휴대폰 화면은 세로라던 공식을 파괴한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삼성전자 가로본능 SCH-V500 [사진 = 삼성전자] |
당시 DMB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게임 등 부가서비스 이용이 늘자 가로화면을 도입한 애니콜 '가로본능'은 새로운 트렌드로 휴대폰시장을 선도했다. 당시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로화면 게임폰 등 다양한 방식의 가로형 디자인을 선보여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는 "그 시절 사용자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주된 경로는 TV였다. 콘텐츠도 주로 가로로 생산됐다"고 말했다. 가로본능폰은 DMB가 휴대폰에 처음 들어오며 가로화면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최적화된 휴대폰이었다고 할 수 있다.
시간이 흘러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모바일의 시대가 도래했다. 대부분의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세워 사용한다. 메신저를 이용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동영상 등 세로 화면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용자가 많아지자 세로형 콘텐츠도 늘어나고 있다. 유명 아이돌의 공연 모습을 직접 캠코더로 찍은 '직캠'이 대표적이다. 인스타그램의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인 '인스타라이브' 역시 세로화면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 'TV는 가로'라는 상식을 깬 세로형 TV
지난 4월 29일 삼성전자는 또 하나의 혁신작을 공개했다. 'TV는 가로'라는 상식을 깨고 세로형 TV를 최초로 내놓았다. 모바일 콘텐츠를 최적화된 세로형 대화면에서 약 50배 크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삼성전자 '더 세로' [사진 = 삼성전자] |
세로형 TV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회사 내부에도 있었지만 고정관념을 탈피해 다른 카테고리가 될 수 있다는 확신에 출시했다고 삼성측은 설명했다.
'더 세로'를 소개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가 하루 중 약 18시간동안 콘텐츠를 소비하며 이 중 30%가 모바일로 콘텐츠를 감상한다"고 설명했다. 또 "영상시청과 SNS 음악감상 등을 세로스크린으로 이용하는 사용자가 93%에 이른다"고 말했다.
근거리 무선 통신(NFC) 미러링 기능을 통해 모바일에서 소비되는 콘텐츠를 바로 연결해 TV화면으로 시청할 수 있다. TV가 모바일의 멀티스크린 기능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더 세로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콘텐츠의 소비와 생산의 형태가 완전히 변했다"며 "가장 큰 특징은 만나지 않아도 멀티디바이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어 "모바일의 발전으로 이런 멀티스크린 소비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가로본능 휴대폰이 TV콘텐츠를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내세웠다면 '더 세로'는 TV를 통해 더욱 생생한 모바일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을 강조한 삼성의 차별화 전략이다.
onew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