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중부권 최대 조직의 보스 장동수(마동석).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 그는 접촉사고를 가장해 접근한 정체불명의 사내에게 습격당한다. 명예에 흠집이 생긴 장동수는 복수에 혈안이 되고 머지않아 그가 연쇄살인마 K(김성규)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하지만 검은 루트로만 연쇄살인마를 잡는 건 쉽지 않다. 결국 장동수는 강력반 미친개 정태석(김무열)에게 공조를 제안한다.
영화 '악인전' 스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영화 ‘악인전’은 간결하고 단순하다. 두 나쁜 놈이 더 나쁜 놈을 잡기 위해 손을 잡는 게 큰 줄기다. 여기서 두 나쁜 놈은 조폭과 조폭 못지않은 경찰, 더 나쁜 놈은 연쇄살인마다. 전개나 구조 상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나 연쇄살인마와 형사 혹은 조직폭력배와 형사라는 단순 대립 구도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다. 이 변주가 ‘악인전’ 만의 미덕이다. 흥미롭다.
물론 그렇다고 한국의 조폭·범죄영화의 클리셰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건 아니다. 결말을 포함해 기시감을 느낄 만한 장면들이 더러 등장한다. 더욱이 처음부터 너무 내달린 탓인지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씩 힘이 빠진다. 이 빈틈을 메우는 건 코미디다. 애당초 적대관계일 수밖에 없는 조폭과 경찰의 공조가 만드는 여러 상황이 곳곳에서 웃음을 유발한다.
주축이 돼 호흡을 주고받는 마동석과 김무열의 연기는 나쁘지 않다. 마동석은 언제나처럼 자신이 가장 잘하는 연기를 가장 잘 해냈다. 김무열은 정태석의 거친 면면을 내외적으로 잘 살려냈다. 살인마라는 패를 드러내고 출발하는 영화인 만큼 K 역시 수준급 연기력을 요한다. ‘범죄도시’(2017)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김성규가 열연했다. 흠잡을 곳 없다.
‘악인전’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작품이다. 오는 14일 개막하는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 세션에 초청됐고, 할리우드 액션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이 이끄는 제작사 발보아픽처스와 할리우드 리메이크판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15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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