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시민 노무현’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그간의 노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들과의 차이점은 그의 다사다난했던 정치 일생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거다. 노 전 대통령은 2008년 2월 25일 퇴임 후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갔다. 이 영화는 그날 이후를 그린다. 시민으로 돌아간 고인이 봉하에서 보낸 454일의 이야기가 큰 줄기다.
영화 '시민 노무현' 스틸 [사진=㈜삼백상회] |
봉하마을에서 그가 보낸 시간은 평범했고 또 특별했다. 매일같이 자신을 보러 온 지지자들과 스스럼없이 농을 주고받았고, 봉하마을을 가꾸며 파괴된 생태계 복원에 힘썼다. 또 지역주의를 배제하고 진보와 보수로 양분화된 의미 없는 이념 싸움을 멈추자고 외쳤다. MB 정권의 표적이 된 후에는 극심한 심적 고통에 시달렸다. ‘시민 노무현’은 이 모든 과정을 순차적으로 담아내며 그의 정치적 신념과 인간적 고뇌를 보여준다.
영화를 만든 조은성 프로듀서와 백재호 감독은 이 영화로 ‘과거’가 아닌 ‘미래’를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했던 일이 무엇이고, 왜 하려고 했는가를 짚어가며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엔딩을 노 전 대통령의 유서 또는 부엉이바위가 아닌 막 국회의원이 된, 고인의 첫 발언으로 선택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러닝타임의 대부분은 자료 화면이 채운다. 당시 뉴스 화면에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자료 영상을 교차 편집한 식이다. 중간중간에는 노 전 대통령의 정치 동지들과 지지자들의 인터뷰를 삽입했다.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달랐을지언정 화면 구성 자체는 그간의 다큐멘터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게다가 자료 화면은 지금까지 수차례 사용됐던 영상이라 기시감이 든다. 오는 2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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