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로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화웨이 사태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통신은 피치가 화웨이 사태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치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성명을 통해 "삼성전자는 미중 무역분쟁이 가져온 혼란으로 인해 구조적으로 약화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진단했다.
피치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대한 접근 상실은 중국 밖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량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삼성의 시장점유율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적었다.
앞서 지난 16일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목록에 올려, 당국의 허가 없이 미국 기업들이 이들 업체에 제품과 기술을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에 구글과 반도체 설계회사 ARM은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지난 20일 제재조치에 90일의 유예기간을 두겠다고 발표했다.
피치는 "안드로이드 OS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화웨이 대신 다른 스마트폰 업체의 제품 구입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삼성이 특히 유럽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남아메리카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2018년 말을 기준으로 전체 수입의 49%를 중국 외의 지역에서 올렸다.
피치는 또 "화웨이는 5세대(5G), 폴더블폰 등 차세대 스마트폰에 있어 삼성의 최대 경쟁자"라고 언급하며 "미국-화웨이 거래 관련 사안들은 삼성이 시장에서 초기에 선두를 달릴 기회를 줄 것이다. 다만 삼성이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는 (미국의) 제재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어지는 지에 달렸다"고 전했다.
피치는 이어 영국과 일본 기업들의 화웨이 5G 스마트폰 출시 연기가 삼성과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 증대에 도움이 줄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피치는 애플이 미중 무역전쟁의 또다른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국 시장에서 애플의 시장점유율 하락이 과속화될 수 있으며, 현지 스마트폰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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