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베트남에 있는 중국 경제특구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파리만 날리던 중국-월남 경제무역합작구(VCEP)에 이제 중국 업체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 하이퐁시에 위치한 빈패스트(Vinfast) 제조공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월남 경제무역합작구는 베트남 제조업 중심지인 하이퐁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중국 선전시 정부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당초 VCEP는 중국 민간 투자자들이 진행했으나 2014년 5월 베트남 남부와 중부 전역에서 반중(反中) 폭동이 일어나 폭력 시위대가 산업특구와 공장들에 불을 지르고 중국 근로자들을 공격해 20명 이상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다친 사건 이후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이후 선전시 정부가 지분을 모두 인수해 수익성을 추구하기 보다는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일환으로 추진해 왔다.
이 가운데 지난해부터 미국이 중국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자 탈중국에 나선 중국 기업들에게 VCEP가 새로운 도피처로 부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공격이 시작된 이후 16개 중국 기업이 이 곳으로 이주했고, 이주를 원하는 중국 기업의 수도 지난해 7월 이후 8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 심천 소재 세계 최대 와이파이 네트워크 기기 제조업체인 TP링크는 오는 7월부터 VCEP에서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고, 생산시설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 14만㎡의 용지를 추가 구매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VCEP 내 토지 가격도 꾸준히 올라, 지난해 말 ㎡당 75~80달러에서 현재 90달러 이상으로 올랐다.
중국 정부는 2022년까지 2억달러(약 2366억원)를 들여 VCEP 일자리 수를 현재 1500개에서 3만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베트남 내 중국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경제특구를 만들기 위해 신발과 의류 등 이른바 ‘환경오염산업’은 배제하고 첨단산업 업체 위주로 이주를 독려할 계획이다.
첸쉬 VCEP 부국장은 “중국 지방정부들은 제조업체들의 베트남 이주를 달가워하지 않지만,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를 위한 일이니만큼 이를 감히 막으려 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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