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재계·경영

속보

더보기

[김정호의 4차혁명 오딧세이] 인공지능도 질문할 수 있다

기사입력 : 2019년06월24일 08:00

최종수정 : 2019년06월24일 08:00

MBC 장학퀴즈의 추억과 IBM 왓슨

필자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 매주 주말 아침 MBC 에서 진행하는 ‘장학퀴즈’ 프로그램을 관심 있게 시청한 기억이 있다.

        김정호 교수

1973년 2월 18일부터 방영된 고등학생 대상의 퀴즈 프로그램으로 TV프로그램 중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차인태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주식회사 선경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방송 오프닝 음악으로 트럼펫 연주 음악이 지금도 귀에 생생한데, 그 곡이 요제프 하이든의 ‘Trumpet Concerto in Eb Major’ 이다.

그 장학 퀴즈 쇼에서 다양한 질문에 빨리 버튼을 누르고 맞추면 점수가 올라간다. 지금도 조금 형태가 바꾸어 주말에 고등학교 대항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그때 장원을 차지한 학생들에게 선경그룹에서 장학금을 지원하였으며 기장원에게는 4년간 대학 등록금, 월 장원에게는 입학금 혹은 1년 등록금을 약속하는 장학증서가 수여됐다.

그 때 장학퀴즈에 장원을 한 학생은 수재로 통했고, 그 학생을 배출한 학교도 영예를 같이 받았다. 그런데 지금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시대에 장학퀴즈 장원이 우수 학생의 증표가 되는가는 큰 의문이다.

1973년에 시작한 MBC 장학 퀴즈 프로그램의 TV 장면 사진. [출처=tistory]


한편 MBC 장학퀴즈 프로그램이 시작하고 약 40여년이 지난 2011년 미국에서는 ‘IBM 왓슨’이라고 불리는 소프트웨어가 인간의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서 인간과 경쟁하며 처음으로 참가하였다. 마침내 퀴즈 쇼가 인간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컴퓨터도 참가하게 되었다. 어찌 보면 인공지능 시대의 서막 중에 하나의 사건이다.

왓슨(Watson)은 인간이 쓰는 자연어 형식으로 된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였다. IBM 최초의 회장 토머스 J. 왓슨에서 이름을 땄으며, 데이비드 페루치가 주도한 IBM의 DeepQA 프로젝트를 통해서 개발되었다. 2011년 2월 14일부터 16일까지 세 개의 제퍼디 쇼에 참가하여 2명의 인간과 경쟁하였다. 제퍼디 쇼의 금액 기준 사상 최대 우승자 브레드 러터, 가장 긴 74번 연속 우승자이며 챔피언십 기록 보유자 켄 제닝스와 대결하였다. 첫 상금에서 켄 제닝스와 브레드 러터가 각각 30만 달러와 20만 달러를 받는 사이 왓슨은 100만 달러를 수상하였다. IBM은 왓슨의 승리 상금을 자선 단체에 기부했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의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이, 또는 고등학생이 주어진 질문에 대해 빠르고 정확하게 답하는 능력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간단한 질문에 대해서는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하면 아주 빠르고, 정확에게 알려준다. 암기를 통해서 많은 지식을 알고 있는 능력은 ‘대학입학 시험’과 ‘공무원 시험’ 이외에는 앞으로 쓸 일이 없다. 아쉽게 우리 교육은 1970년대 ‘장학 퀴즈’ 시대에 머물러 있고, IBM 왓슨은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2011년 미국 TV 방송 ‘제파디(Jeopardy)’에서 IBM 왓슨이 인간과 대결한 퀴즈 대회 사진. [출처=tistory]

인공지능도 호기심이 있다

사실 질문에 답을 하는 능력보다 질문 자체를 만드는 능력이 더욱 깊이 있고 중요한 능력이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 답을 내는 것 보다는 질문을 찾는 과정이 아닌가 한다. 그렇다면 언제 질문이 생길까? 질문이 생기려면 먼저 관찰을 거친 후 이에 따라 호기심이 생긴다. 다르게 이야기 하면 사건이나 물리적 현상에 관심이 가고, 관찰하고, 열정이 생기고, 깊이 빠져들면, 마침내 더 호기심이나 궁금증이 생긴다. 그래서 일단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 첫 걸음이 아닌가 한다.

인공지능 학습 방법 중에 사람의 도움이 없이 스스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학습하는 방법을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 이라고 한다. 알파고가 바둑을 두면서 어떤 ‘수’를 두게 되면 상대방이 어떤 ‘수’로 대응하고 그 경우 승률이 어떻게 되는가 탐색할 때 쓰는 학습 알고리즘이다. 이러한 과정은 인간이 가르쳐 주지 않아도 학습하는 ‘비지도 학습’ 방법의 일종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강화학습에서 학습 방법은 기본적으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최적의 정책(Policy)를 찾아 간다. 다양한 시도를 거치면서 그 행동(Action) 결과를 점수(Value Function)화 한다. 높은 점수를 얻는 정책이 최적의 정책이 된다. 그래서 다양한 시도를 수없이 진행하다 보면 점수가 높은 정책을 찾게 된다. 바둑으로 보면 이기는 ‘수’를 찾게 된다. 이때 어떤 시행을 하면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한데, 처음에는 임의의(Random number) 경우의 수를 하게 된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승률이 높은 수를 시도하게 된다. 어찌하거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시도해 보는 행동(Action)은 ‘호기심’이 발동한다고 본다. 이러면 어떨까 저러면 어떨까 다양한 시도를 한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도 ‘호기심”이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 호기심의 결과는 최선의 보상(Reward)이 기다리고 있다.

호기심을 이용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학습하는 인공지능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 과정을 설명하는 강의 노트. [출처=KAIST]


인공지능도 질문할 수 있다

인공지능 강화학습에서 호기심이 생긴다는 것은 확장해서 생각해 보면 ‘이렇게 시도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하고 질문하는 행동과 같다. 현재의 강화학습은 질문에 대한 최고의 승률이나 보상의 값을 통해서 최적의 결정을 추천한다. 하지만 조금 더 발전하면 단순한 점수가 값을 묻는 것이 아니라 아니라 ‘이렇게 선택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나?’ 와 같은 질문 자체를 만들 수도 있다. 그러면 강화 학습이 아니라 ‘질문 학습: Question Learning’ 이라는 완전히 진보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나올 수 있다. 이직은 없지만 이런 인공지능이 나온다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우수한 지능이라고 본다.

학교에서 강의를 할 때 최고의 강의는 학생들이 질문을 하도록 유도하는 수업이다. 수업에서 학생들이 질문을 많이 한다는 것은 강의도 재미있고, 학생들의 흥미도 끌고, 참여가 활발한 수업이라는 사실이다. 그런 질문이 많은 강의를 준비하려면 일방적인 강의보다 2-3 배는 많은 노력과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답을 찾거나’ ‘호기심이 있는 인공지능’ 수준을 넘어서 인간에게 질문을 하는 인공지능의 개발에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강의의 최고 수준인 질문이 활발한 강의 장면, [출처=123rf]

  

joungho@kaist.ac.kr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외교부 1차관 인사 충격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국장급에서 일약 차관으로 직행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임명에 외교부가 술렁이고 있다. 외교부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책임자인 1차관에 현재 실장급(1급)보다 후배 기수인 박 차관을 전격 기용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번 인사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박 차관은 전임 김홍균 1차관보다 외무고시 기수로 11기 아래이며 나이도 9살이나 어리다. 박 차관이 미국 관련 업무를 오래했다고는 하나 본부 주요 국장도 거치지 않았고 공관장도 특명전권대사가 아닌 총영사를 지냈다. 기수나 나이, 경력 모든 면에서 전례가 없는 인사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06.11 gdlee@newspim.com 퇴직한 외교관 출신의 한 인사는 "차관이 실장보다 후배였던 경우는 외교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 정도 인사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차관은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정권인수위원회를 거쳐 이종석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밑에서 일했다. '자주파·동맹파 파동'으로 외교부 북미국장에서 물러난 위성락 현 국가안보실장도 당시 NSC에서 함께 일했으며, 위 실장이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일 때도 워싱턴 공관에서 함께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미국 심의관과 인사기획관을 거쳐 애틀랜타 총영사로 임명됐지만, 1년여 만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됐다. 외교부가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히 의외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 차관 임명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전례없는 파격 인사로 조직에 충격을 가하고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민주당 정부가 집권했을 때마다 개혁의 대상이었으며, 실제로 외교부를 '손보려는' 시도도 자주 있었다. 노무현 정부때는 중앙인사위원회·행정자치부 출신의 차관을 임명해 조직 개편을 시도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주미 대사관의 한·미 정상통화 유출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내 '친미 라인'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징계를 가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외교부의 한 중견 간부는 "이번 차관 인사가 태풍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외교부 내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차관 임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2025-06-11 16:23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김현지 총무비서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인선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인선의 핵심은 '실용'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해야 하는 정부인 만큼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성남·경기라인 인물들은 정부 요직에 내정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총무비서관으로 내정된 김현지 전 보좌관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때 시민운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98년 당시 변호사이던 이 대통령이 설립을 주도한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으며 이곳에서 집행위원장,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이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던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도 함께했다. 성남시립병원추진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것. 이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에도 시민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2011년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도시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민관 협력 기구 '성남의제21'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야 도청 비서관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김 전 보좌관은 '그림자 보좌'로 유명하다. 본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성향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동할 때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언론 노출을 지양해왔다. 또한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보좌관은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고 조심성이 강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대장동 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당직을 내려놓은 영향도 있다. 김 전 보좌관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의 자리를 대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김 전 보좌관이 맡게 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공무원 직제상 1급에 해당한다. 특히 대통령실 2급 이하 행정관 등 실무진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수석급 인선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 비교적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옅은 통합형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실무라인에는 김 전 보좌관처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복심'들을 배치하고 있다.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 내정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 의전비서관의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 인사비서관의 김용채 전 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원외에서 이 후보를 후방지원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핵심인물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용조 혁신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통령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고문은 전남 경제부지사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와 더 긴밀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heyjin@newspim.com 2025-06-11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