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기간 중 6개 단체 공동명의 서한 전달
"日 수출통제, 글로벌 공급망 혼란 초래"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한일 양국이 팽팽한 국제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반도체·IT 업계가 일본 정부를 비판하고 나서 주목된다.
29일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침묵하고 있었던 미국 업계가 '일본측 조치로 인한 영향을 체감하기 시작했다'면서 최근 방미기간 중 저에게 직접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서한은 미국 컴퓨터기술산업협회와 소비자기술협회, 정보기술산업협의회, 전미제조업협회,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 반도체산업협회 등 6개 단체가 공동명의로 참여했으며, 일본 경산성에도 동일하게 전달됐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7월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일본 수출규제' 관련 미국 방문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
유명희 본부장은 "이번 서한은 미국 반도체 및 IT 업계를 넘어서 제조업계까지 참여했다"면서 "불투명하고 일방적인 수출통제 정책의 변화는 글로벌 공급망에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업계 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그동안 주장해 온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가 부당하다는 점을 미국의 반도체·IT업계가 동조하고 나선 것이어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유 본부장은 또 지난 주 방미 성과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 안팎의 긍정적인 입장 변화 움직임을 전했다.
유 본부장은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미 상무장관, 하원 외교위원장 등 미 정부와 의회 주요인사, 미 반도체협회 회장 등 업계관계자, 싱크탱크 및 관련전문가 등 경제·통상분야의 핵심인사 20여명을 두루 만나,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일본의 조치는 양국간 긴밀한 경제협력관계를 정치문제 해결의 도구로 이용한 매우 위험한 선례로서, 한일 양국을 넘어서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미국 기업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미 산업을 총괄하고 수출통제를 담당하는 미 상무부의 윌버로스 장관은 이번 일본 정부의 조치가 미국 산업 및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의회인사 및 싱크탱크, 각계 전문가들도 일본의 조치가 미 경제는 물론 한미일 3각 협력 등 안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공감하고 목소리를 보태겠다는 입장이었다고 정부는 전했다.
유 본부자은 "앞으로도 정부는 국내적으로는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면서 "이번주 북경에서 열리는 RCEP 장관회의를 포함해 다자·양자회담 등 주요 계기마다 일측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고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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