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홍콩에서 반(反)정부 시위에 참여한 뒤 바다에서 익사한 채로 발견된 15세 소녀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소녀의 어머니가 17일(현지시간) "딸이 자살을 했다"고 주장했다.
1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세 여학생 천옌린(陳彦霖)의 어머니 호 씨가 현지방송 TVB와의 인터뷰에서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하며, 죽음에 대한 추측을 자제해 줄 것을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천 씨는 지난달 19일 실종됐으며, 사흘 뒤인 22일 정관오 지역 인근 바닷가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천 씨의 죽음에 의문스러운 점이 없으며, 그가 시위 중 체포된 전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천 씨가 옷이 벗겨진 채로 발견됐다는 점과 정기적으로 시위에 참여했다는 점을 근거로 홍콩에서는 천 씨가 경찰에게 살해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 학교 수영팀에 속했을 정도로 수영 실력이 뛰어난 천 씨가 익사했다는 사실 역시 타살설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천 씨의 어머니는 인터뷰에서 딸의 죽음을 둘러싼 추측으로 가족들이 고통받고 있으며 딸이 "살해당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호 씨는 이어 딸이 생전에 "자신에게 무언가를 하라고 지시하는 남성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잠도 못 자고, 크게 스트레스를 받았다"면서 지난 8월부터 정신질환 증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신도 잠시 딸의 죽음을 의심했었기에 세간의 우려를 이해한다고 언급하면서도 "우리 가족을 제발 내버려 두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홍콩 시민들이 18일(현지시간) 센트럴 지역 차터가든 공원에서 민주화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학대에 항의하며 지난달 22일 익사체로 발견된 15세 여학생 천옌린(陳彦霖) 양의 사진을 들고 있다. 가운데 남성이 들고 있는 플래카드에는 '신이시여 홍콩을 나치 학살로부터 구하소서'라고 쓰여있다. 2019.10.18.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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