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카카오, 삼성전자·애플 등 5G 시대 맞아 협업
"미래 기술 산업 선도위해 동종·이종간 제휴 이어질 것"
[편집자] 5세대(5G) 시대를 맞아 기업들이 바쁘다. '초연결시대'라는 말이 보여주듯 5G는 개인의 삶은 물론 산업 지형까지 바꿀 것이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넘어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카)까지 수년 안에 현실화할 것을 대비해 자동차 제조 기업은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해야 하는 거다. 한때 경쟁하던 기업들끼리 최근 예상치 못한 제휴를 맺고, 전혀 별개인 것 같던 기업들끼리 연합하는 건 이런 이유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은 5G 시대를 살아가는 기업들의 합종연횡을 짚어보는 기획을 준비했다.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지난달 28일 국내 1위 통신업체인 SK텔레콤과 메신저 업계 최강자 카카오가 깜짝 제휴 발표를 했다. 양사는 단순히 일부 사업에 대한 협력이 아닌 3000억원 규모의 주식까지 교환하면서 영역없는 협업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 두 회사는 협력보다는 경쟁관계에 섰던 사이다. 메신저를 비롯해 내비게이션, 택시호출 서비스, 음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왔다. 그랬던 두 기업이 하루 아침에 지분까지 교환하면서 동지가 된 것이다.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KT와 현대모비스는 5G 기술 기반의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기술협력을 맺고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현대모비스] 2019. 11. 05. jinebito@newspim.com |
전문가들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5G로 다양한 사업 가능성이 나오는 상황에서 미래를 선도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거대한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협업은 거부할 수 없는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태원 SK 회장 역시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이 빠르게 진화하는 환경에서 독자적으로 살아남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입버릇처럼 강조해 왔다.
이같은 '적과의 동침'은 최근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반도체와 모바일, 가전 등에서 세계 선두권을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가 가장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IBM과 손잡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 갤럭시 스마트폰 등 삼성전자의 모바일 생태계와 IBM의 클라우드 서비스간 결합을 통해 정부와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 두 회사는 어떤 사업부문에서는 공급업체와 고객사로, 또 다른 분야에서는 경쟁사로 부딪힌다. 그런 회사가 5G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힘을 합쳐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모바일 시장에서 1위를 다투고 있는 애플과 손을 잡기도 했다. 차세대 TV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애플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 플랫폼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애플 역시 프리미엄 TV 시장 1위인 삼성전자와 협력을 통해 콘텐츠 보급망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사례로 꼽힌다.
KT와 현대모비스의 협업도 대표적인 사례다. 양사는 지난해 8월 '5G 기반 커넥티드카 기술' 공동 개발 MOU를 체결했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시험차 엠빌리의 센서를 통해 교통 정보를 수집하고, 이 중 주행에 영향을 주는 핵심 정보를 추출해 서버로 송신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KT는 엠빌리에 장착되는 5G 단말기와 5G통신 기지국 간 연결을 지원한다. 현대엠엔소프트는 보내온 정보를 바탕으로 지도를 실시간으로 수정 업데이트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5G 시대는 소위 '초연결시대'라고 불리는만큼 산업간 연결도 더 다양해지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산업도 나올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각 업종내 강자들끼리의 협업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런 열린 협업에서 뒤쳐지는 순간 시장 경쟁력 확보를 자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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