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앙겔라 메르겔 독일 총리는 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이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로부터 '디지털 주권'을 찾아야한다고 주장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 독일 기업인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마존, 마이크로스프트, 구글이 운영하는 미국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자체 플랫폼의 개발을 통해 EU가 디지털 주권을 찾아야한다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자신의 모든 데이터를 미국 기업에 아웃소싱하는 기업이 너무 많다"며 "인공지능(AI)의 도움으로 그 속에서 나오는 부가가치 상품들은 의존성을 만들어 낼 뿐"이라고 주장했다.
메르켈 총리의 이같은 연설은 독일, 프랑스가 미국에 대한 클라우드 네트워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유럽 차원의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가이아-X'(Gaia-X)를 발표한 지 2주 만에 나온 것이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피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장관도 메르켈 총리의 주장을 거들었다. 그는 폭스바겐 등 기업뿐 아니라 독일 내무부, 사회보장 시스템의 데이터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서버에 점점 많이 저장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우리 주권 중 일부를 잃고 있다고 했다.
알트마이어 장관은 그러면서 도이체텔레콤, SAP, 보쉬 등 업체 40곳이 가이아-X에 서명했다며 가이아-X 프로젝트를 통해 연말까지 새로운 플랫폼이 준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메르켈 총리의 연설과 관련, "미국의 디지털경제 지배력에 도전하려는 EU의 의지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정보 경제가 어느 정도로 EU와 미국의 무역관계에서 싸움터로 부상했는지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로이터=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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