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자산가 신종 역외탈서 성행
국세청 "조사역량 집중해 끝까지 추적 과세"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 외국법인 A사는 국내 계열회사들이 단순 기능만 수행하거나 계약체결권이 없는 것처럼 위장해 고정사업장 지위를 회피하고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세금납부 없이 국외로 부당 이전했다가 수천억원대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 국내법인의 사주 B씨는 해외합작법인(빨대기업) 지분을 외국법인에 양도한 것처럼 형식상 조작하고, 내국법인과의 국제거래를 통해 해외합작법인에 이전한 소득 및 거래대금을 사주가 관리하는 해외계좌로 빼돌려 은닉했다가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 국내법인의 사주 C씨는 주소·가족·자산 등을 감안할 때 국내 거주자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체류일수를 의도적으로 낮게 조절해 비거주자인 것처럼 위장(세금유목민)해 조세부담을 회피하다가 국세청에 적발됐다.
최근 이처럼 글로벌기업과 자산가들의 지능적인 역외탈세가 성행하자 국세청이 칼을 빼들었다. 이른바 '빨대기업'과 '세금유목민'이 핵심 타깃이다.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역외탈세 세무조사 주요 사례 [자료=국세청] 2019.11.20 dream@newspim.com |
국세청은 신종 역외탈세 및 지능적인 조세회피에 대해 강력 대처하기 위해 탈세 혐의자 171명에 대해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0일 밝혔다.
세무조사 대상은 신종 역외탈세 혐의자가 60건(법인 46개, 개인 14명)이며, 자금출처 내역이 명확하지 않은 해외부동산 취득자 57건(개인 57명), 해외 호화사치 생활자 54건(개인 54명)이다.
이번 세무조사는 해외 현지법인과의 정상거래를 위장한 자금유출, 비거주자 위장 탈루 등 신종 역외탈세, 다국적 IT기업 등의 공격적 조세회피 행위도 중점 검증할 방침이다.
또한 최근 일부 중견자산가들이 변칙 자금을 활용해 해외부동산을 취득하거나, 해외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불공정 탈세 행위도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역외탈세에 대해 조세정의를 훼손하는 불공정 탈세행위이자 국부를 유출하는 반사회적 행위로 보고 반드시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역외탈세 세무조사 실적 추이 [자료=국세청] 2019.11.20 dream@newspim.com |
하지만 일부 대기업과 다국적 IT기업 등은 전문가 집단의 치밀한 조력을 받거나, 조세조약과 세법의 맹점을 악용해 한층 진화한 탈세수법을 시도하고 있어 보다 치밀하고 엄정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다국적 IT 기업 등의 국경없는 디지털경제가 확산되면서 일명 '구글세' 도입 논의가 전 세계적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내년까지 예정된 OECD의 국가 간 과세권 배분 논의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등 국익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범정부적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준오 국세청 조사국장은 "반칙과 특권 없이 다함께 잘사는 공정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신종 역외탈세 수법 등을 지속 발굴하고 조사역량을 집중하여 끝까지 추적·과세하겠다"고 밝혔다.
■ 용어설명
* 구글세 : 다국적 IT기업이 컨텐츠를 공급하면서 소득을 세율이 낮은 국가로 이전해 회피하는 소득에 대한 조세 부과 노력을 통틀어 칭한다. 정식명칭은 디지털세(Digital tax)이며 대표적인 다국적기업 4개사의 앞글자를 따서 'GAFA세'라고도 한다.
* 빨대기업 : 빨대를 꽂아 빨아먹는 것처럼 사주가 기업의 이익을 편취하는데 이용하는 기업을 뜻한다.
* 세금 유목민(Tax Nomad) : 여러 나라에 단기 체류하며 어느 나라에도 정상적으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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