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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행정처 윤리감사관 "임종헌, '판사 비위첩보' 받고도 조사 지시 안해"

기사입력 : 2019년12월11일 14:40

최종수정 : 2019년12월11일 14:40

김모 부장판사, 11일 양승태 재판서 증언
"언론 의식해 정식 조사 아닌 구두 경고만"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법원행정처에서 법관 비리를 조사하던 전직 윤리감사관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일부 판사 비위첩보를 받고도 추가 조사를 하지 말자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법정 증언을 내놨다.

김모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들의 50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4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12.06 mironj19@newspim.com

김 부장판사는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으로 재직했다. 당시 윤리감사관은 차장 직속 기구로, 법관의 비위 행위가 포착되면 상부 보고 후 지시에 따라 조사·감사 등에 착수했다.

이날 검찰은 지난 2015년 대검찰청에서 법원행정처로 전달한 문모 전 부장판사에 대한 향응수수 첩보에 대해 질문했다. 검찰은 당시 피의자와 수년간 골프모임을 가지던 현직 법관이 피의자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무렵 피의자 변호인과 사적으로 만나는 등 비위 정황이 파악됐음에도 임 전 차장 등 피고인들이 조사를 무마했다고 보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당시 첩보가 들어온 판사에 대해 조사가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임 전 차장은 언론에 보도되면 법원 신뢰에 큰 타격이 있을테니 구두 경고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정식 조사하라는 지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이런 (조사하지 않은)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있을 수 있어 걱정하기도 했다"면서도 "구두 경고는 통상 해당 법원장에게 요청한 이후에는 실제로 (경고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고 했다.

또 김 부장판사는 당시 윤리감사관 업무에 대해 "임 전 차장에게는 거의 매일 대면 보고를 했다"며 "당시 처장이던 박병대 피고인에게는 많으면 주 3~4회까지 보고했지만, 보고하지 않은 주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법관 비위에 대해 중요도에 따라 당시 대법원장이던 양승태 피고인에게도 대면 보고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어떤 사안에 대해 대법원장에게 보고했는지 묻자, 그는 "(법관이 물의를 빚어) 언론에 보도되거나 법원 신뢰에 해가 될 만한 사건은 대법원장에게도 보고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검찰에 따르면 양승태 사법부는 법관 비리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 등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2016년 1월 윤리감사관을 법원행정처 차장 직속으로 두고, 법원 공무원들의 감찰을 담당하도록 규칙을 개정했다.

윤리감사관실은 비위 의혹이 제기된 법관을 불러 조사하면서 진술조서나 자술서 등을 작성하고 검찰 조사가 이뤄진 경우에는 수사기록 등을 요청하는 방법으로 법관을 조사할 권한이 있었다.

shl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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