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초로 여자 골프 대회가 열린다.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는 13일(한국시간) "2020년 3월19일부터 나흘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로열 그린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에서 총상금 100만달러 규모의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초로 여자 골프 대회가 열린다. [사진=골프위크] 2019.12.13 yoonge93@newspim.com |
여성 인권이 제한적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번 대회 개최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하지만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비전 2030'이라는 사회 개혁 정책을 추진하면서 스포츠 이벤트를 필두로 개혁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고질적인 남녀 차별 제도와 인권 침해가 여성 인력의 발전을 저해하고 외국 투자에 방해 요인이 된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여성의 인권은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우선 지난해 여성의 스포츠 경기장 입장과 운전이 허용됐고, 올해는 남성 보호자의 허락을 받아야 출국할 수 있다는 제도와 공공장소 등에서 남녀 출입구와 자리를 따로 두도록 하는 성별 분리 규정의 일부가 폐지됐다.
그러나 사우디가 스포츠 이벤트로 인권 문제를 세탁하려 한다는 비판도 있다. 지난 1월 사우디는 유러피언투어 남자 골프대회를 개최해 톱 랭커들을 초청한 바 있는데, 이에 인권 단체들은 '지난해 10월 반정부 성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사우디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커지자 국제적인 관심을 흐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사우디 정부는 최근 축구와 골프 외에도 프로복싱, 모터스포츠, 승마 등 행사 개최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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