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티딘·니자티딘 사태보다 한 발 빠른 대응에 결과 주목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 원료의약품의 발암물질 검출 여부에 대한 직접 조사에 나서기로 입장을 변경하면서 그 배경과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싱가포르 보건당국이 지난 4일 메트포르민 의약품 3개 품목에 대해 발암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됐다는 이유로 회수 조치를 내린 뒤, 직접 조사 방침이 없다고 했지만 입장을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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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태 관망하겠다던 식약처, 결국 조사로 입장 선회
당초 식약처는 메트포르민 사태에 대해 발사르탄과 라니티딘과는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었다.
메트포르민 의약품이 당뇨병약으로 라니티딘보다 환자수가 많고 당뇨병 치료에서 필수적인 약이지만, 해외에서 NDMA 검출이 본격화되지 않았던 만큼 해외 추이를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실제로 싱가포르에서 유통 중인 3개 품목은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고, 발암물질이 검출된 품목조차 그 수준이 발사르탄이나 라니티딘보다 현저하게 적었다.
이에 식약처는 정부의 직접 조사보다는 제약사 자체적인 검사를 통해 메트포르민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는지 조사하도록 할 방침이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메트포르민 의약품을 라니티딘처럼 식약처가 수거 검사를 하지는 않을 계획"이라며 "지난달 발표한 의약품 원재료 불순물 안전관리대책에 따르면, 의약업체가 자율적으로 불순물 검사를 해야 한다. 메트포르민도 불순물 검사를 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메트포르민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될 경우 대체약이 없고 200만명 이상의 환자가 복용하고 있어 불안감이 정부 직접 조사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 라니티딘·니자티딘보다는 한 발 빠른 조사 착수
현재 식약처는 메트포르민 함유 의약품에 대해 사용 원료의 제조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기존에 식약처는 해외의 메트포르민 발암물질 검출 상황을 주시하면서, 발암물질 검출 결과가 나올 시 대책을 강구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조사에 착수한 만큼 이제는 동시에 메트포르민 NDMA 검출 시험법을 마련하고 원료 및 완제의약품을 수거해 검사할 방침이다.
여기에 대한당뇨병학회와 함께 메트포르민 의약품 복용 환자에게 의사나 약사와 상담없이 자의적인 복용을 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 경우 라니티딘과 니자티딘 등 티딘 계열 의약품에 이어 메트포르민 의약품에 대해서도 댁 규모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메트포르민의 경우 해외에서 발암물질 검출로 회수 조치가 내려진 뒤 움직였던 라니티딘이나 니자티딘보다는 정부의 조치가 빠르게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라니티딘 사태의 경우 식약처가 "국내 유통되는 수입완제품 의약품에 NDMA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한 이후 열흘 만에 입장을 번복해 269개 품목에 대한 제조 및 판매 중지 조치를 내려 국정감사에서 집중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메트포르민 중 NDMA에 대한 시험법을 마련한 뒤 원료와 완제의약품을 수거해 시험검사를 조속히 시행할 예정"이라며 "발생원인 파악을 위해 유럽, 미국, 일본 각국의 규제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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