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정책연구원 2020 국제정세전망
"北, 무력 도발로 한국 지치게 할 것"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연말 시한'을 앞두고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는 북한이 2020년에는 국제사회로부터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전략을 사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17일 '2020 아산국제정세전망'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행보를 보면 현 단계에서는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이며 미국의 양보를 얻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가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17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20 아산 국제정세 전망 기자간담회'의 모습. [사진 = 아산정책연구원] 2019.12.17 heogo@newspim.com |
신 센터장은 이어 "그것이 어렵다면 무력시위를 통해 한국을 지치게 해서 '북한과 잘 지내자', '북한의 핵보유 상황을 유지하며 천천히 풀자'라는 반응을 유도해 사실상 핵보유를 용인케 하는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영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도 "2019년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희망을 없애버린 한해였다"며 "전 세계에서 북한 문제를 그대로 봉합하는 수준의 기류가 흘러 2020년은 북한이 핵국가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더 이상 핵을 확장하는 것이라도 막자는 핵 군축 양상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또 "비핵화는 불능화, 중단, 폐기, 검증 등 기술적으로나 외교적으로나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2000년대 초반부터 알고 있던 공개된 핵시설 외에 현재까지 북한 조치를 볼 때 협상 진행 준비가 하나도 되어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북한이 재차 강조하고 있는 '새로운 길'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신 센터장은 "북한은 자력갱생을 강조해왔는데 그보다 한 차원 더한 '자력 번영, '자력 평화'가 주요 키워드로 나올 것"이라며 "핵보유국 지위를 굳히기 위한 도발이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스스로 연말 '데드라인'을 설정해 북한의 부담이 있다"며 북한이 새로운 길로 진입할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연말까지 '새로운 셈법'을 내놓지 않으면 '연말 시한' 종료 때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예고해왔으나 미국은 비핵화 협상에 정해진 기한은 없다는 입장이다.
차두현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교수는 "새로운 길은 과거나 기존으로의 복귀가 아닌 다른 차원의 방향일 수 있다"며 "대북제재 해제가 없어도 자력에 의해 발전할 수 있다는 김정은식 비전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차 교수는 "기존 핵전력 이외에도 대량살상무기 개발, 핵활동 재개, 방사포 개발 등도 있을 수 있다"며 "한국은 '우리가 무언가를 되게 할 순 없어도 안 되게 할 수는 있다'는 것을 보여줘 남북관계 주도권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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