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 협상에서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 내지 않으면 2021년 이후에는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될 것이라는 미국 전직 관료들의 관측이 나왔다. 지금의 비핵화 협상이 향후 군축협상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23일(현지시간) 미 뉴욕 주간지 뉴스위크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국장을 지낸 바 있는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와 조세프 윤 전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분석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차 석좌는 내년 미국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던 간에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2021년까지 무언가 변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생존가능한 핵역량을 갖춘 핵보유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때가 되면 미국의 차기 대통령은 비핵화를 목적으로 둔 '허구'를 계속해서 전파할지, 아니면 어떤 식으로든 북한과 합의를 도출할지 "매우 어려운" 선택지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차 석좌는 내다봤다. 합의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핵기술이 다른 국가로 확산되는 것 등 '핵 유출'이 없도록 막는 것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윤 전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후에 "비핵화 협상이 아니라 군축협상이 될 것"이라며 이는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와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의 사정거리 등에 제한을 의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당한 기간 내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차 석좌와 윤 전 대표 모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을 원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차 석좌는 "모든 '나쁜 사람들'은 트럼프가 이기길 바란다는 말이 타당한다고 생각한다. 이란을 제외하면 그럴 수 있다"고 농담을 던졌다.
윤 전 대표는 역대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상대하고, 그들의 염려를 들어주고 생각을 바꾸려 한다"며 "북한은 (협상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만한 인물이 없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북한이 예고한 미국에 보내는 '크리스마스 선물'의 정체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가 됐든, 새로운 형태의 로켓 추진체 엔진이든 간에 미국이 이전에 '분노와 화염'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차 석좌는 예측했다.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비록 협상이 교착상태라 해도 현상 유지를 선호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윤 전 대표도 이에 동의했지만 북한의 선물이 ICBM 시험일 경우, 북미간 외교적 갈등 국면으로 번질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압력에 못이겨 강력히 대응해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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