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이승열·한준성·황효상 등 대부분 연임
불활실한 금융환경 고려, 변화보다 안정 선택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하나금융지주가 함영주 부회장을 비롯해 임원 대부분의 임기를 1년 연장했다. 내년 초 김정태 회장의 임기만료, DLF(파생결합펀드) 제재 등을 앞둔 상황에서 조직 안정화를 꾀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6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함영주 부회장의 임기는 오는 12월31일까지로 1년 연장됐다. 이와 함께 지난달 31일 임기가 만료됐던 이승열 그룹 재무총괄 부사장, 한준성 디지털부문 겸 그룹 디지털총괄 부사장, 황효상 그룹 리스크 총괄 부사장(2021년 12월31일)의 임기도 각각 1~2년 늘어났다.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등 계열사 임원들이 1~2년 연임되면서 지주 차원의 6개 핵심사업 부문장을 겸직한 것도 특징이다. 한준성 디지털부문장(부사장), 박지환 IB부문장(전무), 박의수 연금신탁부문장(전무), 정석화 WM부문장(전무), 홍용재 자본시장부문장(전무), 이종승 글로벌부문장(상무)이다.
[사진=하나은행] |
반면 임기가 만료돼 하나금융에서 퇴사한 임원은 권길주 그룹 ICT 총괄 부사장과 유제봉 그룹 글로벌 총괄 부사장, 이화수 글로벌 총괄 전무 뿐이었다. 이중 유 부사장은 하나은행이 지난해 지분 15%를 인수한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이사회 구성원으로 이동해 사실상 그룹 내 남아있다.
이처럼 하나금융의 임원 인사폭이 크지 않았던 것은 '조직 안정화' 차원으로 해석된다. 최근 신한, KB, 우리 등 여타 금융지주사들도 불확실성이 커진 금융환경을 고려해 임원 인사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러한 흐름에 하나금융도 함께 한 것이다.
하나금융의 특수성도 있다. 하나금융은 DLF 사태에 따른 금융당국의 제재를 앞두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에선 DLF 관련부서인 하나은행 개인영업그룹의 정춘식 그룹장(부행장)만 임기가 만료돼 퇴임했을 뿐, 관련 임직원들에 이렇다할 이동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노조 관계자는 "정춘식 부행장이 임기만료로 나간 것 외에 DLF로 인한 인사상 큰 변화는 없다"며 "금감원 제재심 결과가 나온 후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또 내년 초 김정태 회장의 임기만료도 앞두고 있다. 김 회장은 작년 3연임에 성공한 뒤, 추가 연임은 않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후계자 1순위로 꼽히는 인물은 함영주 부회장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이 이번 임원인사를 대외에 발표하지 않은 것을 두고 DLF 제재와 연관짓고도 있다. 금감원이 지난달 말 DLF 사태를 빚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측에 임원 중징계를 사전 통지했음에도, 하나금융 측에서 함 부회장의 연임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대부분 겸직이라 따로 발표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