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가 늘어나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홍콩에서 의심환자가 격리를 거부하고 길거리를 활보해 논란이 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우한을 방문한 중국 본토 출신 여성 2명이 격리치료 권고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나와 번화가를 돌아다니기까지 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원인불명 폐렴환자가 집단 발생한 중국 우한시 화난시장에 1월 1일자로 시장 휴업 공고문이 나붙은 가운데 점포 주인들이 경찰들의 통제하에 마지막 짐 정리를 하고 있다. 2020.01.04 chk@newspim.com |
지난 3일 우한을 방문한 후 5일 발열 등의 증상으로 홍콩 완차이에 위치한 병원을 방문한 한 중국 본토 여성은 흉부 엑스레이 검사 결과 왼쪽 폐에 음영(陰影)이 발견돼 입원했다. 하지만 여성은 '호텔에 어린 딸을 두고 왔다'며 퇴원을 요청했고 병원 측은 보건당국에 문의 후 퇴원시켰다.
또한 최근 우한에 다녀온 중국 본토 출신 홍콩중문대 여학생이 발열 등의 증상으로 홍콩 사틴의 한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후 격리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권고를 듣고도 병원을 나와 10시간 동안 홍콩 번화가를 돌아다녔다.
홍콩의 방역체계가 이처럼 허술하게 뚫리자 시민들은 당국의 안이한 대처를 비난하고 있다. 이에 홍콩 당국은 서둘러 법규 계정에 나서, 이번 주 내로 '심각한 신형 전염성 병원체로 인한 호흡기 계통 질병'을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하는 조례 개정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법규가 수정되면 의심 환자들의 신고와 격리치료가 의무화된다.
홍콩 내에서 최근 14일 이내 우한 방문 후 의심 증상을 보인 환자 수는 현재 21명까지 늘었다. 다만 이들 중 상당수는 독감이나 코로나바이러스로 확인돼 우한에서 발생한 원인 불명 폐렴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본토에서 발생한 환자 수는 59명이며 이 중 7명이 중태다. 이들 대부분이 우한에 위치한 화난(華南) 수산물 시장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던 상인들로 파악됐다. 이들은 모두 발열과 호흡 곤란, 폐 질환 등 폐렴 증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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