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만에 1%대…농산물 2.5%·석유류 12.4%↑
근원물가도 0.9%↑…작년 11월 이후 2개월 연속↑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개월만에 1%대를 회복했다. 지난해 농산물 작황이 악화되면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유류세 인하가 종료돼 석유가격이 상승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79로 전년동월대비 1.5%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를 기록한 것은 2018년 12월(1.3%) 이후 1년 1개월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2018년 11월(2.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가를 크게 끌어올린 항목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다. 농축수산물은 2018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고물가 현상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년에 종료되면서 2.5% 증가했다. 특히 채소류의 경우 작년 일조량이 감소하고 파종시기가 늦어지면서 작황이 악화돼 물가가 15.8% 올랐다.
2020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통계청] |
석유류는 작년 상반기까지 진행된 유류세 인하 정책이 종료되고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지난달 물가가 12.4% 올랐다. 수산물(6.0%)과 공업제품(2.3%), 서비스(0.8%) 등도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작년은 농산물 기저효과와 무상보육 등 정책효과의 영향으로 0% 물가가 지속됐다"며 "기재부와 한국은행에서 올해 물가는 1% 초·중반 수준으로 갈 것이라고 했는데 그 판단이 유효한 것으로 보고있다"고 밝혔다.
농산물과 석유류 물가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도 증가했다. 지난달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9%, 전월대비 0.4% 증가했다. 작년 1월(1.2%)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2019년 11월(0.6%) 이후 2개월 연속 증가했다. 근원물가지수는 계절적인 요인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상승률로 민간의 소비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다.
다만 소비심리 개선에도 지난달 21일부터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03년 사스와 2015년 메르스가 확산됐을 당시 전반적으로 물가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안 심의관은 "사스는 물가에 두드러진 영향을 관측하지 못했지만 메르스 때는 레포츠이용료와 놀이시설 이용료가 3분기 정도 하락했다"며 "레포츠 이용료는 2015년 5월과 6월에 각각 전년동월비 4.5%, 6.2% 하락했다"고 했다.
한편 통계청은 내년에 진행되는 2020년 기준 통계 개편 시에는 조사품목에 마스크를 넣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통상 조사품목은 가계동향조사에서 가계지출의 1만분의1 이상을 차지하는 품목을 조사대상으로 넣는다. 최근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보건용품 구입이 늘어나자 통계청은 마스크를 예비 조사품목으로 넣기로 했다.
onjunge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