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日기업 순이익 5.3% 감소…제조업은 14.3%↓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미중 무역갈등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란 악재가 겹치면서 일본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더욱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11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SMBC닛코(日興)증권이 지난 10일까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12월 결산실적을 발표한 기업(금융업 제외) 1025개사 가운데 162곳이 연간 순이익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상향조정을 한 기업은 100개사로 하향조정에 크게 못미쳤다.
[우한 지지통신=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혼다자동차의 우한 생산 공장. 2020.02.07 goldendog@newspim.com |
부진한 건 전망 뿐이 아니었다.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기업 1349개사 가운데 지난 7일 기준 결산 발표를 마친 기업은 76%로, 이들 기업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동기비 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과 영국의 유럽연합(EU)이탈의 영향 때문이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비제조업(전기·가스 제외)의 경우는 순이익이 0.8% 감소했고 제조업은 14.3% 로 대폭 하락했다.
문제는 아직 신종 코로나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는 점이다. 신문은 "현 시점에서 신종 코로나 영향을 반영한 기업은 아직 없다"면서도 "향후 실적 하락의 추가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토 게이치(伊藤桂一) SMBC닛코증권 수석 퀀트애널리스트도 "(신종 코로나 사태가) 단기간에 진정된다면 증산이나 소비 회복으로 침체에서 되돌릴 수 있지만, 1년 이상 계속된다면 중국 내 생산거점 철수로도 이어질 수 있어 중국 경제가 망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 신화사] 현대·기아차 중국 창저우 공장 모습. |
일부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 확대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다. 백화점을 운영하는 미쓰코시이세탄(三越伊勢丹)홀딩스는 소비증세 영향 등으로 2019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을 당초 140억엔에서 70억엔으로 하향조정했다.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관광객이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1~3월 급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세이부(西部)홀딩스 역시 순이익 전망을 낮췄다. 지난해 가을 연달아 몰아친 태풍에 따른 피해에 이어, 1월 하순부터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예약 취소가 발생하고 있다. 이같은 예약 취소는 오는 2~3월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이부홀딩스의 한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외에도 여행을 자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된다면 그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1월 경기관련조사에 따르면 상점 주인 등 자영업자가 느끼는 2~3개월 후 경기 판단지수는 전년 동월비 3.7포인트 하락한 41.8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관광업 등 서비스 관련 업종은 지난달 대비 5.6포인트 감소했다.
관광업에 종사하는 한 응답자는 해당 조사에서 "방일 외국인 관광객 뿐만 아니라 감염을 경계하자는 인식 때문에 국내 여행도 감소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화학공업 기업을 운영한다고 밝힌 다른 응답자는 "중국 공장 가동률이 저하돼 중국 수출이 줄었다"고 했다. 구인정보지를 제작하는 한 응답자는 "관광관련업종에서 일이 줄면서 구인 수도 감소경향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일본 내각부는 "관광업을 중심으로 기업 동향이나 고용에도 영향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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