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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과 CJ] 스필버그는 나의 친구…이미경 부회장, 한국 엔터계 '대모'

기사입력 : 2020년02월12일 13:15

최종수정 : 2020년02월12일 16:11

CJ그룹 문화경영 현장서 발로뛰며 한국 문화산업 이끌어
영어 능통하고 글로벌 경험 풍부..한국 문화 전도사로 활약
"한국 문화컨텐츠가 글로벌화 되려면 모두가 동반성장해야"

[서울=뉴스핌] 이강혁 기자 =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제92회 아카데미 4관왕 수상의 역사를 만들어내면서 한국 대중예술계 '대모'로 불리는 이미경(61) CJ 부회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아카데미 무대 내내 봉준호 감독 바로 옆자리에 선 이 부회장. 그의 '기생충 신화'의 기여도를 단적으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2일 CJ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재현(59) CJ 회장과 함께 CJ의 문화경영 동반자로 한국 문화산업 육성의 외길인생을 걸어왔다. 그는 평소 CJ 임원들에게 "이재현 회장이 그림을 그리고 전략을 세우면 나는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낮춘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포부는 크다. '전 세계가 매일 한국 노래를 듣고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보게되는 날을 위해 멈추지 않겠다'는 것. 이런 그의 포부는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달성과 함께 현실가능한 목표로 한 발 더 다가온 셈이 됐다.

◆불어, 영어, 중국어 능통...세계 문화 경험 풍부해

"어릴적부터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아버지(故 이맹희 CJ 명예회장)가 두 살때 비틀스 테이프를 사줬는데 테이프가 닳을 때까지 들은 기억이 있다." (이 부회장, 2005년 10월 세계여성상 시상식 소감)

이미경 CJ 부회장.[사진=CJ]

이 부회장은 본인 스스로 '어린 시절부터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가 미국에서 나고 자라며 몸으로 읽힌 문화적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젊은 날 더 많은 세계의 문화를 경험하며 보냈다. 당시 국내 재계에서 여자들의 경영참여가 쉽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이 부회장의 세계 문화 탐구 의지는 더 컸다.

"미경이는 불어와 영어 외에도 중국어를 잘한다. 상해의 어느 대학에서 교환교수로 일했다. 어렵다는 중국어 계통의 만다린과 칸톤니즈도 한다."

故 이맹희 CJ 명예회장은 자신의 회고록 '묻어둔이야기'에서 이 부회장을 이렇게 설명하며 맏딸에 대한 뿌듯함과 애정을 드러냈다.

맏아들인 이 회장이 삼성가 장손으로 경영자 수업을 받았다면, 이 부회장은 자유롭게 세계를 다니며 문화를 느끼고 생각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커지면서 그가 한국 엔터테인먼트 판을 바꾸겠다고 마음 먹었던 것은 1995년. CJ가 삼성에서 분리된 직후다.

이 회장의 미래를 내다본 문화사업 큰 그림에도 이 부회장의 영향은 컸다. 이 부회장이 미국 중심의 영화계와 활발한 교류를 하면서 느낀점들을 이 회장과 공유했다.

사실 세계 영화계 거장인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와 이 부회장은 막역한 친구사이자 비즈니스 파트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렇다.

CJ의 문화경영 첫 발은 드림웍스 투자인데, 드림웍스는 스필버그가 애니메이션계 거장 제프리 카젠버그(Jeffrey Katzenberg)와 음반 프로듀서인 데이빗 게펜(David Geffen)과 함께 만든 세계적인 스튜디오다.

이 부회장은 1995년 이 회장이 문화산업 육성 구상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미국출장길에 오를때 동행했다. 당시 미국 할리우드는 일본 자본의 진출이 활발했다. 소니가 컬럼비아를, 마쓰시타가 유니버셜을 샀을 정도다. 드림웍스 역시 해외 파트너를 찾던 중이었다.

드림웍스가 일본기업이 아닌 한국의 제일제당과 손을 잡게된 건 이 부회장의 역할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스필버그에게 제일제당 경영진의 영화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설명했다.

당시 스필버그는 정장차림의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일본인과 달리, 캐쥬얼한 복장의 한국여성이 영어로 영화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서 더 잘 통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마음을 움직였다고 한다.

엔터테인먼트의 천재들이 만든 드림웍스가 한국의 제일제당과 손을 잡았다는 것은 당시 세계의 주목을 끄는 굉장한 뉴스였다.

제일제당은 1995년 2월 드림웍스 투자를 결정 한 뒤, 같은 해 8월 제일제당 안에 '멀티미디어사업부'를 신설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했다. 멀티미디어사업부는 후에 CJ엔터테인먼트로 바뀌게 되고 현재의 CJ ENM으로 거듭났다.

◆헐리우드 중심에서 '한국 문화 전도사'로 활약

이 부회장은 헐리우드를 통해 한국 영화산업 전체의 글로벌화를 추진해왔다.

헐리우드의 유력 스튜디오들을 통해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업계 리더들이 감독, 배우 등 핵심 크리에이터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 하고 지원해주는지를 먼저 파악했다. 어떤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구축했는지도 배웠다.

그러면서 헐리우드 중심에서 다양한 리더들에게 틈만 나면 "한국에 이런 훌륭한 감독이 있다"며 우수한 감독을 알리는데 공을 들였다. 한국의 우수한 감독, 배우, 콘텐츠가 세계로 나가는 길을 열기 위해서였다.

피플 비즈니스라는 문화컨텐츠 업의 특성상 감독, 배우, 컨텐츠를 헐리우드의 이너서클에 알리는 일은 한국의 문화컨텐츠 산업화의 중요한 인프라가 됐다. 이 부회장에게 '한국 문화 전도사'란 별칭이 붙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로스앤젤레스 로이터=뉴스핌]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 작품상 수상에 기뻐하고 있다. 2020.02.10 photo@newspim.com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해외 영화 관계자들에게 한국의 영화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노출시키고 리메이크에 관한 아이디어도 제시해왔다. 한국 영화 DVD를 보여주고, 리메이크 할 할리우드 영화의 배우를 언급하면서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흥미를 끌어온 것.

그 결과 영화 '달콤한 인생'은 20세기 폭스사가 판권을 구매, 리메이크 제작을 했고, '친절한 금자씨', '복수는 나의 것' 등도 헐리우드에 이름을 올렸다. 박찬욱 감독의 '박쥐'는 제작단계에서 유니버설스튜디오에 소개하면서 첫 한국-할리우드 간 공동 투자 및 배급을 유치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노력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국의 다양한 작품과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진출 발판을 마련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단적으로 헐리우드의 1492픽쳐스 등 유수의 스튜디오와 기획·개발 제휴를 맺고 국내 영화인의 해외진출을 도왔다. 기생충의 봉 감독 역시 설국열차와 같은 글로벌 프로젝트를 이 부회장의 도움으로 기획, 제작, 투자까지 원활한 진행이 가능했다.

이외에도 국내의 음악기획사들과 제휴해 보아, 원더걸스, 포미닛 등 K팝 아티스트들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제작과 글로벌 콘서트 등도 그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세계로 뻗어나갔다.

CJ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속적으로 한국 영화산업의 인재와 작품을 헐리웃 메이저 스튜디오에 소개하고 설득하는 이유는 한국의 문화컨텐츠 산업이 글로벌화 되려면 모두가 함께 동반성장해야만 가능하다는 그의 철학에서 나온다"고 했다. 

ikh665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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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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