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업계 2위로…열세였던 수도권 주유소 확보
수소차·전기차 등 판매하는 '복합주유소' 사업 긍정적 영향 기대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현대오일뱅크가 SK네트웍스가 운영하던 주유소를 인수하며 업계 판도 변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이번 인수로 GS칼텍스를 제치고 점유율 2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SK네트웍스가 보유했던 주유소들이 대부분 수도권 내, 교통 요충지에 있는 '알짜'들로 현대오일뱅크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추진중인 '복합 주유소'를 설치하기에 최적의 위치라는 업계의 시선도 있다.
복합주유소는 차량용 휘발유와 경유, LPG(액화석유가스), 수소, 전기 등을 한 곳에서 판매하는 주유소다. 수소차‧전기차 산업 성장에 따라 정유사들이 앞다퉈 추진하는 사업이다.
◆현대오일뱅크, 1위인 SK주유소와 격차 561개로 좁혀
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전날 '코람코-현대오일뱅크' 컨소시엄에게 석유제품 소매판매 사업을 1조3321억원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코람코는 SK네트웍스가 소유했던 주유소의 부동산을 인수하고 현대오일뱅크는 SK네트웍스의 직영주유소 199개와 임차주유소 103개 등 총 302개의 운영권을 갖게 됐다.
이를 통해 현대오일뱅크는 기존에 보유한 주유소 2237개에 302개를 추가해 업계 2위(2539개)에 올라서게 됐다.
올해 2월 기준 전국 주유소는 SK주유소(SK에너지, SK네트웍스) 3402개, GS칼텍스 2361개, 현대오일뱅크 2237개, 에쓰오일 2154개 순이었다.
인수 이후 SK주유소 3100개, 현대오일뱅크 2539개, GS칼텍스 2361개, 에쓰오일 2154개 순으로 바꼈다.
◆SK네트웍스, 수도권에 60% 주유소 보유…복합주유소 '거점' 기대
이번 인수 중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점은 현대오일뱅크가 수도권 내 교통 요충지에 주유소를 확보할 수 있게된 점이다. 정유업계 후발주자로 입지가 양호한 주유소가 부족해 그동안 사업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대오일뱅크는 "인수한 주유소의 60%가 그동안 현대오일뱅크가 열세를 보여왔던 수도권에 위치한 점이 매력적"이라며 "최근 추진 중인 주유소 관련 신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들 주유소는 현대오일뱅크가 최근 적극적으로 추진중인 차량용 휘발유와 경유, LPG(액화석유가스), 수소, 전기 등을 한 곳에서 판매하는 '복합 주유소' 설치에 활용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8년 국내 최초로 울산에 '복합 주유소' 1호점을 설치했다. 또한 지난해 고양도시관리공사 등과 경기도 고양시에 2호점 건립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SK네트웍스 인수전 당시 현대오일뱅크가 경쟁업체들중 가장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인 배경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휘발유와 경유차가 퇴조해 유류 소비가 줄어 기존 주유소들이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도심 요충지라는 위치는 변하지 않는다"며 "현대오일뱅크가 추진하는 복합주유소의 거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모든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