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9일 조국 5촌 조카·동생 및 임종헌 재판 등 재개
피고인부터 판·검사·변호인도 모두 마스크 착용 진행
취재진들 띄어 앉고 방청객도 마스크 착용 지시 등 위생관리 당부
[서울=뉴스핌] 이보람 고홍주 장현석 이성화 기자 = 전국 각급 법원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체적인 휴정을 이어가는 가운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재판 등 주요 사건이 몰려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일부 재판이 재개됐다.
하지만 여전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법정을 찾은 방청객과 피고인, 검사, 변호인은 물론이고 재판을 진행하는 판사들까지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법정 풍경은 마스크 '일색'이었다. 일부 방청객들의 마스크 착용을 제지하던 코로나19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으로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법정 감염병 발생에 대한 최고 수준의 대응 조치를 시행했다. 2020.02.24 kintakunte87@newspim.com |
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조 전 장관 조카 조범동(37) 씨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 7차 공판을 열었다.
이번 조 씨 공판은 당초 지난달 26일 진행 예정이었으나 법원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휴정을 권고하면서 재판부 역시 한 차례 기일을 변경했다.
이후 서울중앙지법은 추가로 2주 휴정을 결정했으나 재판부는 더 이상 진행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해당 재판을 속행하기로 했다. 재판장은 이날 재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법정 휴정기이나 이 사건의 중요성과 사건 진행 경과 등을 고려해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스크는 본인과 타인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모두 쓰고 변론을 진행하자"며 "저도 공지가 끝나면 마스크를 쓰고 진행 마이크에는 커버를 비치해 재판 중간에 필요시 교환하겠다"고 했다.
변호인들은 마스크를 쓰고 재판에 참여하다 보니 진행 도중 서로 의견을 나눌 때 평소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귓속말을 하거나 마스크가 불편해 이를 썼다 벗었다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같은날 오후 2시 진행된 조 전 장관 동생 조권(53) 씨의 '웅동학원 채용비리' 사건 재판이 진행되는 법정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다. 재판부와 검사, 변호인, 방청객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법정 보안을 관리하는 경위들도 마찬가지였다.
'사법농단' 혐의로 기소된 임종헌(61)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재판도 임 전 차장 측의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지난 2일 9개월 만에 기일이 잡혔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일주일 더 재판이 미뤄진 끝에 속행됐다.
임종헌 전 차장은 마스크를 한 상태로 9개월 만에 법정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법원 경위들은 법정에 입장하는 방청객들을 상대로 연신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공지했다. 취재진들에게도 한 좌석씩 자리를 띄어 앉도록 했다.
검사들은 법정에 들어선 뒤 재판 시작에 앞서 손소독제를 사용하기도 했다.
법원 로고. [뉴스핌 DB] |
같은 시각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된 이상훈(65)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등 32명의 '삼성 노조와해 사건' 항소심 첫 재판에서는 비좁은 공간으로 인해 방청객이나 취재진 사이 좌석 띄어 앉기가 불가능해 재판장이 양해를 구했다.
재판장은 "코로나19로 법정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겠다"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화하다보면 대화 전달이 정확히 안 될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되물어 주고 재판부도 다시 한 번 확인 할테니 정확하게 재판부에 전달이 안되거나 하면 말해달라"고 당부했다.
좌석을 띄어 앉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방청 오신 분들이나 변호인 등 간격을 두고 재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사용 가능한 법정이 이 곳 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법정 운영을 계속 확인하긴 하겠지만 당분간 이 법정에서 진행해야 할 듯 하다. 불편해도 양해를 부탁드리고 개별적으로도 개인 위생을 많이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과 고법은 모두 코로나19로 인한 휴정을 2주 연장해 이달 20일까지 이어가기로 최근 결정 했다. 다만 개별 재판의 휴정 여부는 재판장에 재량에 따른 것이어서 조 전 장관 일가 사건 등 재판 진행이 시급한 사건에 대해서는 재판장 판단 아래 일부 재판이 진행될 전망이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