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시드니/홍콩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대유행'(팬데믹·pandemic) 공포에 이미 취약해진 세계증시가 9일 석유 전쟁 쇼크로 치명타를 입었다.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1만명을 넘어섰고, 유럽과 미국에서도 빠르게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함께 감산 합의체인 OPEC+에 동참했던 러시아 등 비회원국이 감산 확대 및 연장에 반대한 후, 사우디아라비아가 대폭 증산에 나서면서 석유 전쟁의 포화를 쏘아 올렸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쇼크 상태에 빠졌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35달러50센트로 21.58%,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31달러82센트로 22.97% 폭락하고 있다.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9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유럽증시 초반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은 최근 고점에서 20% 이상 급락하며 공식 약세장에 진입했다. 영국·프랑스·독일의 주요 지수들은 7~8% 빠지고 있다. 특히 툴로우오일과 브리티시페트롤리엄 등 석유주들이 각각 57% 및 27% 폭락 중이다.
앞서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4.4% 급락하며 2015년 8월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2.9%, 일본 닛케이지수는 5.1% 각각 떨어졌다. 상품 익스포저가 큰 호주증시는 7.3% 내리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보였다.
미국 주가지수선물도 하한가를 치면서 뉴욕증시의 폭락세를 예고했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은 5% 가까이 하락 중이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 9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반면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수요가 몰리며 30년물 국채 수익률(가격과 반대)이 0.7020%로 1%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하루 만에 35bp(1bp=0.01%포인트) 하락해 1987년 폭락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10년물 수익률은 0.4624%까지 내리며 3일 만에 절반 가량 폭락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 현물 가격도 일시 온스당 1700달러를 뚫고 상승하며 7년 만에 고점을 경신했다.
글로벌 시장이 쇼크 상태를 보이자 머니마켓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오는 18일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5bp 인하하고 4월에는 제로 수준으로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연준은 지난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1.50~1.75%에서 1.00~1.25%로 50bp 긴급 인하했다.
오는 12일 정책회의가 예정돼 있는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미 마이너스인 예금금리를 한층 인하해야 한다는 거센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경제가 이번 분기에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신호가 연이어 나오자 경기부양 조치가 시급해졌다. 지난 주말 발표된 중국 1~2월 수출은 전년비 17.2% 급감했다.
연준 금리인하 전망과 미 국채 수익률 하락 영향에 미달러도 급락하고 있다. 달러는 엔 대비 101.58엔으로 2016년 말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고, 유로 대비로는 13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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