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발 집단감염 우려에 동전노래방도 '주의'
"손 소독제부터 나눠주는 게 더 효과적"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서울 구로구 콜센터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위기로 노래방에도 방역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동전노래방에는 업주가 상주하고 있지 않아 소독이나 방역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래방 업주들은 불경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울상을 짓고 있다. 휴업은 어불성설이고 손 소독제부터 지원해 달라고 아우성이다.
◆ 노래방 집단감염 '빨간불'...동전노래방 '위험'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는 일반 노래방 5788개, 동전노래방 457개 등 총 6245개 노래방이 영업을 하고 있다. 노래방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입주한 콜센터와 마찬가지로 밀폐된 공간이어서 감염에 취약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순천=뉴스핌] 오정근 기자 =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대형 PC방등 실내 시설 100여개소를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코로나19' 예방활동에 나섰다.[사진=순천시] 2020.02.27 jk2340@newspim.com |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비말(침)이 튈 수밖에 없고 공기 중에 떠다니다 감염될 가능성도 있다. 노래방 기기와 마이크, 리모콘, 손잡이 등 사람 손이 닿는 부분이 많아 감염에 더 취약하다.
특히 일부 동전노래방의 경우 제대로 된 소독이나 관리가 되지 않고 있어 감염에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전노래방은 계산을 위한 카운터가 필요하지 않아 주인이 상주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용할 때마다 마이크 등을 소독하기엔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더구나 동전노래방은 대표적인 청소년들의 일탈 장소 중 하나라 감염은 물론 위생에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신고도 하지 않고 운영되는 동전노래방까지 합치면 셀 수도 없이 많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하필수 서울시노래연습장업협회장은 "서울에 동전노래방은 457개보다 더 많다"며 "보통 주인이 부스만 만들어 놓고 상주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휴업 권고에 전수조사? 손 소독제부터 달라"
노래방 업주들도 코로나19로 인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상황인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휴업은 어불성설이라고 입을 모은다. 불경기에다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일부 노래방은 영업이 한창인 오후 7시부터 가게 문을 닫을 준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노래연습장업협회는 2주 동안 휴업을 하는 대신 생계비 일부 지원을 서울시에 요구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재정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계를 책임질 수 없는 협회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휴업을 결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커클랜드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워싱턴주(州) 커클랜드에 위치한 요양시설 라이프케어센터 앞에서 방역원들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2020.03.12 bernard0202@newspimc.om |
노래방 업계는 서울시 전수조사가 코로나19 방역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각 업장에 손 소독제를 지원해 업주들이 자체적으로 방역에 나서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손 소독제는 손 소독은 물론 일부 노래방 기계 소독에 대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래방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발생한 중동 호흡기 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서울 지역 노래방은 손 소독제를 3개씩 배부 받았다. 서울시노래연습장업협회도 이같은 내용을 근거로 서울시에 손 소독제 배부를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답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하 회장은 "왜 손 소독제가 정부 차원에서, 시청에서 빨리 안 주는지 잘 모르겠다"며 "손 소독제 하나라도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업주들이 메르스 사태 때 다 겪어봤기 때문에 더 잘 안다"며 "손 소독제만 줘도 자체적으로 방역을 할 수 있어 노래방에서 확진자가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hak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