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무죄 뒤집고 파기환송…대법 "강제추행 맞다"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직장 회식에서 여직원의 허벅지를 쓰다듬은 상사의 행위가 강제추행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재판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모씨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허벅지를 손으로 쓰다듬은 행위는 기습추행으로서 강제추행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미용업체 대표인 허 씨는 지난 2016년 2월 직원들과 회식을 하던 중 가맹점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직원 A모씨에게 다가가 볼에 입을 맞추고, 오른쪽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허씨는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허 씨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기습추행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강제추행죄 성립까지 강한 유형력의 행사가 있어야 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의 허벅지를 쓰다듬는 행위가 강제추행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당시 피해자가 가만히 있었던 상황 등을 비추어 볼 때, 신체 일부를 만진 행위는 폭행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강한 유형력 행사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법은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부위인 허벅지를 쓰다듬은 행위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이뤄졌기에 이는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유형력의 행사로서 추행 행위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성범죄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피해자가 즉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해도 범죄 성립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은 "당시 노래방에서 피해자가 즉시 거부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해서 피고인의 행위에 동의했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