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연동 오류·해커 공격 등 사례 빈번
[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 코로나19 사태로 화상회의 서비스인 '줌(Zoom)'이 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줌 폭격(Zoom Bombing)'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는데 사생활 침해와 보안상의 문제점 등을 우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1일(현지시간)테크 언론사인 `더인포메이션` 창업자 제시카 레싱이 운영하던 줌 채팅방에 해커가 들어와 음란물을 띄웠다. 레싱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해당 해커가 계정을 지속적으로 바꿔가며 채팅방에 머물렀기 때문에 방장조차 그를 강제 퇴장시킬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 지난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코네조 밸리에 사는 고등학생 조던 스콧은 줌을 통해 학교 공지사항을 전달받던 중 갑자기 다수 외부인이 접속해 N 단어를 반복적으로 외치는 사건을 경험했다. 중앙 화면에는 포르노 이미지가 떠오르는 일도 보도됐다.
[뉴스핌=김나래 기자]줌의 로고 2020.04.01 ticktock0326@newspim.com |
심지어 페이스북 계정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도 사용하는 휴대폰 정보와 도시 위치, 줌 이용 시간 등 데이터가 페이스북으로 넘어가는 구조가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머더보드`라는 매체가 실험한 결과 아이폰을 통해 줌에 접속한 경우 사용자 개인정보가 `페이스북`으로 전달되는 오류가 확인됐다.
최근 유행처럼 생긴 신조어인 줌 폭격은 화면 공유 기능을 사용해 회의나 수업을 중단시키는 트롤링(trolling, 특정 대상을 향한 도발이나 극단적 공격) 행위를 말한다. 인종 차별과 성차별 발언뿐 아니라 폭력적이거나 외설적 이미지를 공유하는 일도 포함한다.
현재 줌은 국내에선 코로나19 사태로 이름을 알렸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화상회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델타항공과 존슨앤드존슨, 우버, VM웨어(ware) 등 세계 8만1900개 기업이 사용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사용 비중이 더 늘었다. 2월 대비 3월 서비스 이용량은 303.1% 증가한 상태다.
줌은 다른 영상대화 솔루션(시스코 웹엑스, MS팀스, 구글 행아웃)에 비해 간단하게 영상채팅방을 만들 수 있고 채팅방 주소를 공유하기도 편하다. 주가는 올해 1월 말 대비 2배가량 상승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뉴욕 법무 장관은 줌의 개인 정보 보호 관행에 주목하고 있으며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보안 문제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특히, 줌 회사측에 네트워크의 트래픽 증가를 처리하고 해커를 탐지하기 위해 어떤 새로운 보안 조치를 취했는지를 묻는 서신도 보내기도 했다.
뉴욕 법무 장관은 "줌의 기존 보안 관행은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되는 데이터의 양과 감도 모두에서 최근 급격한 급증에 적응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회사가 보고된 특정 보안 취약성을 개선했지만 보안 관행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를 수행했는지 여부를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재택 근무가 늘어나자 주식 시장이 급락하더라도 줌의 주가는 연초부터 두 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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