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으로 구성된 감산 합의체 OPEC+가 글로벌 원유 공급량을 일일 1000만배럴(bpd) 감축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현지시간) OPEC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한 소식통은 OPEC+가 추가 감산은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 등 OPEC+ 외 산유국들의 동참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7년 7월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 자신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로부터 1000만~1500만bpd 감축 합의를 도출해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는 글로벌 공급량의 10~15%에 달하는 수준으로 OPEC+ 외 산유국들이 동참하지 않으면 과연 현실성이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도 감산에 동참해야 한다는 양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며 이율배반적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OPEC+가 감산 논의를 다시 시작하기는 했지만, 다른 산유국들의 동참 여부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OPEC+는 이날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석유기업들 간 회의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OPEC+는 현재 막후에서 이러한 내용의 감산 논의를 진행 중이며, 오는 6일 유가 안정을 위한 화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러시아 RIA 통신에 따르면, OPEC+ 회원국인 아제르바이잔 에너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아제르바이잔은 원유시장 안정을 위한 OPEC과 비(非)OPEC 장관회의에 초청받았다"며 "이 회의는 화상회의 형식으로 6일 열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르텔 외 국가의 장관도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이번 회의에서 새로운 협력을 선언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제르바이잔 에너지부가 지칭한 '카르텔 외 국가'가 어느 국가인지 확실치는 않으나, 사우디가 전날 '원유 시장 안정을 위한 공평한 원유 생산 합의'를 위해 소집한 긴급회의에 OPEC+ 외 다른 산유국도 포함한 것으로 보아 그간 감산에 동참하지 않았던 미국과 캐나다 등을 뜻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블룸버그 통신 또한 OPEC+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회의는 OPEC+ 뿐 아니라 모든 산유국에 열려있다"며 "어느 국가가 참여할지 아직 확실치 않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은 참여하겠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원유 수요가 급감함에도 불구하고 당초 사우디와 러시아 간 감산 합의가 결렬돼 유가 전쟁이 시작된 것은 러시아가 미국 셰일유 산업을 고사시키려 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OPEC+의 추가 감산 합의는 미국의 동참 여부에 달려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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