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인가 지난해 말→올해 상반기로 늦춰
출시 상품·지분율 등 조율과정서 이견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지난해 카카오는 삼성화재와 합작해 디지털손보사를 설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예비인가 신청 일정이 당초 지난해 말에서 올해 3월, 다시 올해 상반기로 지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을 지연 이유로 밝혔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핵심은 두 회사의 주도권 다툼 때문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삼성화재 합작 디지털손보사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카카오페이는 현재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카카오 내부는 물론 삼성화재와 세부적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의 제1 주주다.
합작사는 카카오(카카오페이)가 70% 내외, 삼성화재가 15~20% 정도 지분에 투자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경영권은 카카오페이가 확보하고, 삼성화재는 전략적투자자(SI)참여한다는 복안이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2020.04.23 0I087094891@newspim.com |
합작사 설립이 예상보다 지연되며, 업계에선 두 회사간 주도권 다툼 때문 아니냔 예상도 나온다. 합작사 설립으로 삼성화재는 온라인 신규 시장 확보, 카카오는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삼성화재는 최근 몇 년간 온라인에 맞는 자동차보험은 물론 미니보험, 운전자보험, DIY보험 등 단순한 상품을 출시했다.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자 온라인에서도 판매량이 증가했다. 즉 이제는 온라인 시장에 승부를 걸어도 될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삼성화재는 단순한 상품판매를 디지털플랫폼에 맡기고 위험관리와 자산운용에 집중하면 된다. 덤으로 대면채널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2030세대의 신규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다.
카카오는 많은 지분율을 확보해 수익성을 챙길 수 있으며, 은행(카카오뱅크), 증권(카카오페이증권), 보험(삼성화재와 합작사)를 통해 금융지주사로 발돋움 할 수 있게 된다. 또 SI인 삼성화재의 조언으로 보험사 경영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다.
문제는 삼성화재가 업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보험사로 대부분의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틈새상품으로는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 결국 삼성화재가 판매하고 있는 자동차보험과 건강보험 등 기존 상품을 출시해야 한다. 이 경우 삼성화재 입장에서 카카오는 협력자가 아닌 경쟁자가 된다.
시장의 일부를 합작사가 잠식하더라도 수익성이 좋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삼성화재의 지분율이 크지 않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에 향후 합작사의 시장 점유율이 커진다면, 삼성화재는 그저 상품만 개발하고 판매는 디지털플랫폼인 카카오에 의존하는 구조가 된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합작사의 경우 예비인가 전까지 각 사의 전략에 따라 계약내용이 수정된다"며 "현재 카카오와 삼성화재도 출시 상품은 물론 지분율 등 세부 내용에 대한 수정이 있어 예비인가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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