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 임원 재판에 증인 출석
"식약처에 허위자료 낸 것은 중대한 하자"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품목 허가를 받기 위해 성분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 코오롱생명과학 임원들의 재판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직원이 "허가 과정에서 제출된 자료가 허위로 확인돼 중대한 하자로 보고 품목 허가를 취소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권성수 부장판사)는 2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조모(47) 이사와 김모(52) 상무 등 코오롱생명과학 임원들에 대한 2차 공판을 열고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 과장으로 근무하는 정모 씨를 증인신문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성분과 관련한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를 받는 코오롱생명과학 임원 김모 씨(왼쪽부터)와 조모 씨가 지난해 11월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9.11.04 pangbin@newspim.com |
정 씨는 인보사 품목허가 당시 유전자치료제 세포 관련 업무를 맡았다. 지난해 5월 인보사 성분 조작 의혹이 불거져 식약처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을 검찰에 고발할 당시 대리인이기도 했다.
그는 "인보사 2액 세포가 원래 의도했던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임이 밝혀지고 허가 과정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가 허위로 확인됐다"며 "식약처에서 세포 유전학적 자료와 과학적 해명을 하라고 요구했으나 회사 측에서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고 품목 허가의 절차상 분명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 약사법에 의거해 직권 취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식약처를 상대로 제기한 품목허가 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도 허위자료 제출이 쟁점이 되고 있다면서 취소 근거를 재차 강조했다.
정 씨는 '피고인 측은 식약처가 인보사 안전성을 문제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어떤가'라는 검찰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라며 "안전성 우려가 적다고 했지 안전성 우려가 없다고 공식 발표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품목 허가 심사 시에는 연골유래세포라고 생각해 진행한 것이고 식약처 입장에서 안전성에 큰 우려는 없으나 (안전성이) 확보됐다고는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 확인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씨는 식약처에서 지난 2019년 3월 연골유래세포가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바로 판매 중지를 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유전자 분석을 통해 연골유래세포가 아니라는 통지를 받았다"며 "미국과 한국 제품이 유사하지만 동일하지는 않다고 판단해 미국에서 확인됐어도 국내에서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문제를 해소한 뒤 판매 중지를 한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인보사 1회 주사로 2년 이상 통증 및 관절기능 개선 효과가 입증됐다'는 코오롱생명과학 광고에 대해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고 근거가 없어 경고조치한 바 있다"고 진술했다.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인보사는 사람 연골 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 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 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주사액으로, 2017년 7월 식약처 품목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2액 세포가 허가 사항에 기재된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식약처는 지난해 5월 인보사 품목 허가를 취소하고 코오롱생명과학과 이우석 대표를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인보사는 같은해 7월 허가가 최종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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