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뉴스핌] 이순철 기자 = 강원 강릉 삼학도 묘가 지난 2018년 10월 사학도 묘로 조성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강릉 삼학도 묘는 지난 2012년 강릉 남산에서 안보통일공원으로 이전을 두고도 지역 인사들의 반대로 우여곡절 끝에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
시는 남산을 근린공원 조성을 위해 남산에 있던 삼학도 묘를 안보통일공원으로 이전했다. 시가 삼학도 묘 이전의 명분은 체계적인 관리와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한다는 이유였다.
[강릉=뉴스핌] 이순철 기자 = 강원 강릉시 안보통일공원 내에 있는 강릉 반공학도의 상징인 삼학도 묘 비문에 한자 三자를 四자로 바꾼 흔적.2020.06.10 grsoon815@newspim.com |
그러나 체계적인 관리를 한다는 시는 현재까지도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삼학도 묘를 검색하면 강릉시 노암동 740-2번지인 남산의 현 위치로 검색된다.
삼학도 묘는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소식을 뉴스전단으로 제작해 강릉시민들에게 알리고 환영 태극기를 만들다 같은해 9월 24일 공산군에 붙잡혀 무참히 살해된 당시 강릉농고 최오규, 강릉상고 김동훈, 강릉사범 박준열 열사를 기리기 위해 강릉시민들이 남산에 만든 시민 묘이다.
그런데 삼학도 묘가 최근에 갑자기 사학도 묘로 조성됐다. 이는 당시 삼학도와 같이 반공활동을 펼치다가 생존해 있는 홍모(90대) 씨의 가묘를 삼학도 묘 옆에 2018년 10월에 조성하면서 사학도 묘가 됐다.
또 삼학도 묘 비문은 한자 三자를 四자로 조잡하게 덧씌우기로 바꿔 놓은게 한눈에 들어왔다.
이를 두고 강릉시민들은 살아 있는 홍씨를 6.25 당시 고교 3학년생으로 공산군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삼학도와 동등한 대우를 해주는게 타당한가에 대해서 의문이 든다고 반발하고 있다.
뉴스핌 기자가 취재를 위해 9일 안보통일공원에 조성된 삼학도 묘소를 찾았을때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을 위해 방문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한근 강릉시장과 최선근 강릉시의장 명의의 조화가 놓여있다.
그런데 최 시의장의 명의의 조화는 반듯이 세워져 있는 반면 김 시장 명의의 조화는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다. 이는 어느 시민이 삼학도의 묘를 사학도 묘로 조성한 시의 처사에 불만을 표시한 것인지, 바람에 의해 쓰러졌는지는 알 수는 없다.
또 지난 2019년 6월 김한근 시장 이하 간부들은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탑 참배란 제목으로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김한근 시장은 25일 오전 강동면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탑과 통일공원내 삼학도 묘와 권태순 장군비 등 참배를 했다"고 했다.
이 당시에도 시는 삼학도 묘가 사학도 묘로 조성한지 1여년 지났지만 삼학도 묘소 참배라고 표현했다.
삼학도와 인척 관계인 A(70대) 씨는 "삼학도 묘는 강릉 학도들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삼학도의 희생으로 당시 학생들의 반공의식을 고취함은 물론 이후 학생들이 학도병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삼학도의 넋을 기리기 위해 강릉시민들이 손수 조성한 곳에 다른 이의 묘를 또 다시 조성하는 것은 삼학도란 상징성을 훼손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2018년 조성 당시에 담당자가 아니라서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각종 여론 및 유족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에 조성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강릉=뉴스핌] 이순철 기자 = 강원 강릉시 안보통일공원에 조성된 명칭은 아직도 삼학도 묘로 쓰이지만 묘는 4기로 사학도 묘 전경.2020.06.10 grsoon815@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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