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오늘', '메아리' 등 기사 10여건 삭제
통일부 "기사 삭제 사실 확인…의도 분석 중"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 계획 보류'를 지시한 가운데 북한 선전매체들이 대남 비난 기사 여러 건을 삭제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대외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과 '통일의 메아리', '메아리' 등은 이날 홈페이지 게재한 기사 10여건을 일괄 삭제했다.
구체적으로 조선의 오늘은 '뼈저리게 통감하게 될 것이다'라는 등의 6건의 기사와 통일의 메아리는 '과연 누구 때문인가' 등 2건, 메아리에서는 주민들의 반향을 담은 4건의 기사들이 지워졌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왼쪽부터) '메아리', '통일의 메아리',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 일부.[사진=메아리, 통일의 메아리,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 캡처] |
선전매체들의 기사가 갑자기 삭제된 시점은 관영매체들이 이날 새벽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회의 예비회의가 화상회의로 23일 진행됐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회의를 사회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회의에서는 ▲금강산관광지구·개성공단 병력 진출 ▲접경지 군사훈련 재개 ▲감시초소(GP) 복원 ▲대남전단 살포 등 총참모부의 대남 '4대 군사행동 계획' 보류가 결정 됐다.
아울러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이날 대남 비난 기사를 일절 싣지 않았다.
북한 관영매체와 선전매체들은 노동당의 검토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상부의 지시에 따라 '톤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는 북한 선전매체들의 기사 삭제 조치를 확인하고 의도를 분석 중에 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외선전매체에서 대남 비난 기사를) 올렸다가 삭제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삭제한 의도나 배경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분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대남 군사행동 계획 보류에 따라 이날 최전방 지역에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 수십개를 철거하기도 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