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개 대학 3500여명, 서울중앙지법에 민사소송 제기
"대학 측 부당이득 취해…등록금 3분의 1 돌려줘야"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대학생 3500여명이 결국 집단으로 등록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거나 학교 시설물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등 수업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대학과 교육부가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등록금반환운동본부(운동본부)는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42개 대학 3500여명의 대학생들이 학교 법인과 국가를 상대로 등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운동본부는 29개 대학 총학생회가 소속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 10여개 총학생회, 단과대 학생회 등으로 구성됐다.
운동본부는 이번 민사소송 청구 금액을 사립대 100만원, 국·공립대 50만원으로 각각 책정했다. 대학 계열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각 대학 등록금의 3분의 1인 셈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4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에 의해 열린 '전국 203개 대학교 21,784명 참여 등록금 반환 및 대학생 경제대책 설문조사 결과 전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대학 적립금 사용 등을 통한 대책 마련, 코로나19 열악한 원격 수업 대책 마련, 제21대 국회에서 대학생과의 약속 이행 등을 촉구했다. 2020.04.21 alwaysame@newspim.com |
운동본부와 변호인단은 대학 측이 부당이득을 취하고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에 대해서는 교육기관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책임이 있지만 '학생과 대학이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이유로 문제 해결을 회피해왔다고 지적했다.
운동본부는 "지난 5개월간 대학생들은 교육 주체로부터 등록금 반환 논의에 대한 그 어떤 의지도 찾을 수 없었다"며 "지속된 불통과 외면 속에서 학생들은 민주사회에서 허락한 최후의 구제 수단인 소송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생의 학습권, 교육권은 헌법 제31조에 명시된 교육기관인 대학과 교육부에서 보장해야 하는 '기본권'"이라며 "그럼에도 코로나19라는 천재지변으로 재정이 어려워졌다며 교육기관으로서의 책임은 회피한 채 모든 손해와 재정 손실에 대한 책임을 학생에게 지워왔다"고 비판했다.
이에 운동본부는 소송 제기와 함께 ▲상반기 등록금 즉각 반환 ▲등록금 반환 논의에 학생 의견 즉각 수용 ▲대학생 요구에 대한 대한민국과 대학 응답 등을 요구했다.
운동본부는 지난 5월 18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상반기 등록금 반환 소송인단을 모집했다. 아울러 서명운동, 재난시국선언, 농성, 380km 거리 행진 등을 통해 등록금 반환을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앞서 전대넷이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98개 대학 학생 1만11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반기 대학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99.3%(1만1031명)에 달했다.
1학기 납부 등록금에 대한 반환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답변이 76.6%(844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학기 등록금 감면 19.8%(2184명), 학교별 현황에 따라 학생 형편에 맞는 장학금 지급 3.6%(400명) 순이었다. 대학생들이 상반기 등록금 반환 금액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평균 비율은 5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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