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최근 급등한 중국 주식 일부를 매도해 차익실현으로 얻은 자금을 회복 초기 단계인 신흥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랙록의 글로벌 이머징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고든 프레이저는 인도·인도네시아·러시아·멕시코 등 신흥국에 베팅을 시작했다며, 이들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최악의 피해국이지만 경제 구조가 매우 유연해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이들 신흥국은 지속가능한 부채, 변동환율제, 경제 쇼크에 익숙해 회복탄력성 강한 인구 등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관리 자산이 총 7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블랙록은 DWS그룹 및 HSBC홀딩스와 더불어 최근 중국 증시의 급등을 차익실현의 기회로 보고 있다.
MSCI 중국지수는 3월 19일 저점에서 40% 이상 회복했다. 팬데믹 와중에도 경제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데다, 중국 관영 언론이 나서서 주식 투자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프레이저 매니저는 "중국 주식 비중을 줄여 차익실현에 나섰지만 여전히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은 '비중확대'"라며 "그저 경제 개선의 여지가 높은 다른 시장에서의 기회에 대해 좀 더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 주식의 자산 등급이 선진국보다 낮고 채권 수익률도 낮게 유지되고 있으며 기업 실적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추가 상승을 점쳤다.
그러면서 지난 2016년 초 MSCI 신흥시장지수가 저점을 찍은 후 2년 동안 선진국 증시를 능가했던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프레이저 매니저는 "앞으로 6개월 간 가장 중요한 요인은 신흥국들이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으며 글로벌 경기부양의 주요 수혜자라는 점"이라며 "우리는 위기가 한창일 때 회복력이 가장 강하다고 판단되는 시장으로 자산을 옮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과 대만 증시는 이미 충분히 오른 상태로 추가 상승 여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비중 축소'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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