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글로벌기업들도 상사중재 관할지로 홍콩을 기피하고 있다. 중국이 금융허브 홍콩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해 오면서 법체계에 대한 신뢰도가 급락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이 지금은 홍콩보다는 그 경쟁자였던 싱가포르를 더 선호하고 있다. 심지어 런던이나 파리를 선택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상사중재 전문 법률가들은 최근 이런 변화의 원인을 '홍콩보안법' 등 중국의 홍콩에 대한 통제력 강화에서 찾고 있다.
법률회사 라자앤탄의 파트너 변호사 켈빈 추는 "홍콩의 독립성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중국기업들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잠재적인 리스크에 글로벌기업들이 매우 민감해 졌다"고 말했다. 그는 중재와 상사소송 전문가다.
홍콩이 금융허브로 발판을 굳히고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법체제의 안정성으로 인해 계약관계가 확실하고 분생이 생겼을 때 이를 중재하는 것도 매우 객관적이고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추의 설명이다.
홍콩 국제중재센터(HKIAC)에 따르면 최근 홍콩에서 사회불안이 본격화 되기 전인 지난해만 해도 홍콩에서 실시되는 상사중재 건수는 308건에 금액규모는 67억달러(약8조원)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중재 관할지로 홍콩을 다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홍콩보다는 싱가포르를 더 많이 선택하고 있다.
파리 법률회사 호간로벨스의 파트너 토마스 켄드라는 "상사중재 관할지로 홍콩을 선택하느냐고요?"라고 반문하면서 "지금은 당연히 그 대체 관할지로 싱가포르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국제중재센터(HKIAC)는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SIAC)와 경쟁하고, 나아가 프랑스 파리 국제상업회의소(ICC), 미국의 중재협회(AAA), 영국의 런던 국제중재법원(LCIA) 등 세계적인 중재 기관과 어깨를 나란히 해왔다.
한편 상사중재란 법원이 아닌 제3자(중재인 또는 중재기관)에게 판단을 맡겨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법원의 정식 재판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고 모든 과정을 비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홍콩전경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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