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 감사의견 '거절'이면 관리종목 지정...2분기도 적자
중국 체리차가 지분 보유 HAAH, 쌍용차에 관심...실사 설도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쌍용자동차가 관리종목에 지정될까. 반기보고서 마감일인 14일 업계 안팎에서는 쌍용차의 유동성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쌍용차는 인도 마힌드라앤마힌드라(이하 마힌드라)의 대주주 포기 선언과 국내외 대출 상환 압박, 새 투자자 찾기 등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의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쌍용차의 감사인 삼정회계법인은 지난 1분기 쌍용차의 실적보고서에 '계속 기업 지속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을 '거절'로 표명했다. 1분기 영업손실 978억원, 분기순손실 1929억원이 발생했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5767억원 많은 점 등이 이유였다.
쌍용자동차 평택 본사. <사진제공=쌍용차> |
문제는 2분기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영업손실 1200억원을 기록하며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반기까지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이 지속될 경우 쌍용차는 주식 거래가 제한되는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연간까지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이 된다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될 수도 있다.
여기에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대주주 지위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차입금 회수 압박이 높은 상황이다. 이들 대출은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 51%를 초과해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 있다.
하지만 파완 쿠마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각) 마힌드라앤마힌드라그룹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를 찾고 있다"며 "쌍용차에 새 자금을 들여오기 위해서는 마힌드라의 지분을 50% 미만으로 줄여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율은 74.65%다.
쌍용차의 1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 3899억원 가운데 JP모건(899억 9997만원), BNP파리바(470억원), 뱅크오브아메리카(299억 9997만원) 등 외국계 대출금이 약 1670억원(42.8%)이다. 이들이 대출 회수에 나서게 된다면 쌍용차는 벼랑 끝에 서게 된다.
전날에는 국내 채권단중 한곳인 KB국민은행이 대출금액 87억5만원을 모두 상환받고 채권단에서 빠진 것이 뒤늦게 알려지며 관심을 받기도 했다. 국민은행과 쌍용차 측은 대출 담보였던 쌍용차의 서울 구로 구로정비사업소가 매각되면서 자연스럽게 상환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외 국내 금융권의 대출금액은 산업은행 900억원, 우리은행 150억원으로 이들은 만기가 연말로 연장됐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쌍용자동차가 내년 상반기 출시하는 첫 전기차 'E100'의 티저 이미지를 20일 공개했다. [사진=쌍용자동차] 2020.07.20 yunyun@newspim.com |
쌍용차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유일한 탈출구는 새 투자자를 찾는 것이다.
고엔카 사장은 "쌍용차가 일부 투자자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적절한 시점에 해당 투자자의 지위에 대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새 투자자를 찾고 있다. 후보군에는 지리자동차와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와 미국의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언급된다.
초기에는 지리차와 비야디가 관심을 보였지만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가장 적극적인 상황이다. 지난달 쌍용차 실사를 위해 평택공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HAAH는 2014년 설립된 미국 유통 관련 스타트업으로 기업 규모가 크지 않다. 중국 5대 완성차 제조사중 한 곳인 체리자동차가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체리차가 실질적으로 쌍용차에 투자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7월 달에 투자자문사에서 평택공장 방문이 있었다"면서도 "(HAAH가) 미국에서 왔으면 2주 간의 격리를 했어야 할텐데 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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