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영향에 예정이율 인하..."어쩔 수 없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보험사들이 오는 10월 종신보험, 건강보험 등 보장성보험료를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 보험사들은 내달부터 일부 상품의 보험료를 인상할 움직임도 관측된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영향이라고 항변한다. 일각에서는 당국의 정책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 등 일부 보험사는 내달부터 무해지환급형 종신보험 등 일부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보험료산출이율)을 인하할 방침이다. NH농협생명 이외 삼성생명 등 다른 보험사들은 오는 10월 상품을 개정하면서 예정이율을 한차례 더 낮춘다는 방침이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까지 보험료를 굴려 낼 수 있는 최소 예상 수익률을 의미한다. 예정이율이 0.25% 낮아지면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가격이 최대 10% 이상 인상되는 효과가 있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영향으로 예정이율을 인하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시중금리가 낮아진데 따라 예정이율도 그에 맞게 인하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보험료 인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방침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무해지환급형 보험의 환급률을 낮추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무해지환급형 보험은 납입기간 중 해지하면 환급금이 없지만 납입만기가 되면 환급률이 급격히 커지는 상품이다. 이런 특징을 강조, 일부 보험설계사는 보장성보험인 종신보험을 저축으로 오인 판매해왔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표준 vs 무해지환급금 보험 환급률 비교 2020.08.19 0I087094891@newspim.com |
개정안에 따라 보험사들은 오는 10월부터 무해지환급형 보험의 납입만기 이후 받는 환급금 규모를 표준형보다 같거나 적어지도록 설계해야 한다. 환급금이 적어지는 만큼 보험료가 낮아진다.
금융당국의 개정안으로 보험료가 낮아지는 때에 맞춰 예정이율도 동시에 인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즉 보험료 인하폭을 상쇄하는 만큼 예정이율을 변경해 보험료를 인상하는 움직임이다.
보험사는 통상 1월·4월·10월에 상품을 대대적으로 개정하는 게 관행이다. 지난 4월 상품 개정 시기에 예정이율을 2.50%에서 2.25%로 0.25%p 인하했다. 그런데 10월에 또 한번 예정이율을 변경, 한해에 2차례 보험료를 인상하려는 움직임이다. 한 해에 2번 보험료를 인상한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보험사 상품개발부 관계자는 "채권금리가 낮아짐에 따라 보험료 산출의 기초가 되는 예정이율도 낮출 수밖에 없다"며 "오는 10월 상품 개정 시기에 맞춰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예정이율을 인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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