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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의 수선전도] 전염병 전초기지 '활인서'와 코로나19 사투

기사입력 : 2020년08월27일 15:15

최종수정 : 2020년08월27일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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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시절 전염병으로 조선인구 100명 중 3명 사망
코로나19 재확산에 의료파업 위기..방역 백척간두

[편집자] 수선전도(首善全圖)는 조선의 수도 한양을 목판본으로 인쇄한 지도입니다.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쪽 도봉산부터 남쪽 한강에 이르기까지 당시 서울의 주요 도로와 동네, 궁궐 등 460여개의 지명을 세밀하게 묘사했습니다. 수선전도에 있는 지명들은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오승주의 수선전도'는 이 지도에 나온 동네의 발자취를 따라 지명과 동네에 담긴 역사성과 지리적 의미, 옛사람들의 삶과 숨결 등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오늘 숨가쁜 삶을 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계획입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세종 27년(1445년) 10월27일. 방대한 양의 의학서가 왕명에 따라 완성된다. 365권의 한국적 의학 집대서, '의방유취'(醫方類聚)다. 세종이 직접 이름 지었다. 집현전에 지시해 중국을 비롯한 동양의 의학서를 수집하고, 질병에 따라 분류작업을 거친 뒤 의관(醫官)을 모아 편집한다. 이후 왕자(안평대군)를 총책임자로 삼아 감수를 하게 한 지 3년만에 완성본을 내놨다.

세종의 꼼꼼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처음 365권으로 편성된 책은 더하고 빼고 교정을 거쳐 266권 264책으로 정리·축소됐다. 곧바로 인쇄하지 않았다. 아들 문종과 세조 때까지 정리작업이 이어진다. 32년이 흐른 성종8년(1477년) 인쇄 출판해 내의원과 전의감, 혜민서, 활인서 등 관계 관아에 반포했다.

◆계절 상관없이 발병..조선의 골칫거리

의방유취는 간행 이후 전염병이 창궐할 때 활용되었다. 중종 19~20년(1524년~1525년) 사이에 전염병이 유행했다. 중종은 의방유취에서 전염병 예방과 치료법들을 찾아서 정리해 관련 관청에 보내도록 했다. 한글로 적은 처방집은 '속벽온방'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경록, 조선전기 의방유취의 한계, 2012년 12월31일)

조선은 자연재해도 골칫거리였지만, 전염병도 국가의 근원을 뒤흔드는 중대사였다. 세종이 의방유취를 펴낸 이유도 당시 쉴 새없이 창궐하던 전염병 때문이었다. 의방유취가 편찬된 세종 27년(1445년) 이전 세종 통치하로만 한정하더라도 세종 원년(1419년)을 비롯해 재위 2년, 3년, 6년, 9년, 14년, 15년, 16년, 19년, 22년에 서울과 지방을 막론하고 계절에 상관없이 전염병 사망자가 속출했다.

이 과정에서 가슴아픈 일도 속출했다. 전염병에 시달리던 백성들이 가족을 버리고 도망가고, 병에 걸린 아이를 길에 버린 뒤 아이가 쫒아오면 나무에 매달아 버리는 일도 발생했다.

세종 19년(1437년) 음력 2월9일 기사다. '금년 봄에 이르러서는 역질이 크게 유행하여 주린 사람이 병에 걸리면 곧 죽었다. 백성들이 자기 손으로 소와 말을 잡고, 나무껍질을 벗기고, 보리 뿌리를 캐어 먹이를 하며, 처자를 보전하지 못하여 처자를 버리고 도망하는 자도 있고, 혹은 아이를 길에 버리어 아이가 쫓아가면 나무에 잡아매고 가는 자도 있고, 닭과 개가 저절로 죽기도 하였다.'

조선시대 기후변동이 전염병 발생에 미친 영향(이준호, 한국지역지리학회지 제25권 제4호, 2019년)에 따르면 조선왕조 525년(1392년~1917년) 동안 조선왕조실록에 수록된 전염병은 햇수로 총 320년이다. 연평균 2.73회(1455건) 발생했다.

실록에서 전염병은 ▲온역(25건) ▲역병(26건) ▲질역(22건) ▲여질(15건) ▲역려(22건) ▲역기(7건) ▲역질(253건) ▲여역(408건) ▲역(785건) 등으로 중복 사건을 제외하고 모두 1455건이 수록돼 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전염병에 대한 최초 기사는 태조 2년(1393년) 3월 29일 '회암사에서 여름에 역질이 돌았다'는 기록이다.

영조 26년(1750년)에는 현재 신종코로나감염증(코로나19)처럼 전염병이 연중 기승을 부리며 22만3578명이 사망한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세종 때 한국형 의학서로 편찬된 의방유취. 보물 1234호로 지정돼 있다. <자료=문화재청> 2020.08.27 fair77@newspim.com

당시 실록 기사다. '이달에 역질이 크게 치성하여 사망자 수효가 해서는 해주 등 11개 고을에서 45명, 관서는 865명, 영남은 함양 등 6개 고을에서 43명, 호서는 5089명, 경기는 2192명, 호남은 1650명, 관동은 1531명, 강도는 145명, 송도는 132명이나 되었다.(영조 26년 음력 1월 28일 6번째 기사)

모두 1만1692명이다. 이후 실록에서는 월별로 사망자를 집계한다. 2월 6233명 ▲3월 3만7581명 ▲4월 2만5547명 ▲5월 1만9849명 ▲6월 3만300명 ▲7월 2만2261명 ▲8월 2246명 ▲9월 6만7869명이다. 10월부터는 숫자를 세다가 포기한 건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건지 모르겠지만, 집계가 중단된다. 1750년 음력 1월부터 9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전염병 사망자는 모두 22만3578명에 이른다.

통계청의 한국통계발전사(2016년12월)에 따르면 조선의 인구(16~60세 장정 기준)는 중종 때 374만5481명에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인조 때 153만1365명으로 급감한다.

이후 영조때 700만명을 회복한 뒤 정조 당시에는 732만명 수준까지 증가했다. 농업 생산력 확대와 상업이 활발해 지면서 인구 증가도 가파르게 이뤄졌다.

1750년 전체적인 조선 인구가 700만명선이라고 보면, 사망자 비율은 3.2% 정도다. 국민 100명 가운데 3명이 목숨을 잃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총인구수(2020년 6월 기준)는 주민등록상 5183만9408명이다. 요즘으로 치면 166만명이 단 한번의 전염병으로 세상을 등진 대참사다.

◆서민 전염병 전초기지 '활인서'

해마다 적어도 2차례 이상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백성들이 쓰려져 가는데, 조선왕조는 넋놓고 바라만 보고 있었을까. 아니다. 조선은 의료체계가 잘 확립돼 있었다.

조선의 의료체계는 고려 제도를 본받았다. 대표 의료기관 3곳을 통틀어 삼의사(三醫司)라고 했다. 내의원(內醫院), 전의감(典醫監), 혜민서(惠民署)를 지칭했다. 내의원과 전의감은 임금을 비롯한 왕실의 치료와 약제 공급을 전담했다. 때로 왕이 신하에게 의원을 보내거나 약제를 하사하는 등 고위 관료의 치료도 담당했다.

혜민서는 조선건국 초기 혜민국이었지만, 세조 때 혜민서로 이름이 바뀌면서 서민들의 치료와 돌봄을 담당했다. 혜민서 아래에는 한양 동쪽과 서쪽에 동서 활인서(東西活人署)를 설치해 전염병 업무를 담당했다.

의녀(醫女)들도 한양과 지방에 배치돼 부녀자의 질병치료와 의원의 진료와 치료를 도왔다. 한류 드라마의 원조격으로 꼽히는 '대장금'의 장금은 중종 시대 활약했던 의녀다. 실력이 출중했던 탓에 숱한 상을 받고 중종의 지척에서 진료와 간호를 도맡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수선전도에 나타난 동서활인서. 활인서는 한양도성에 거주하는 병든 사람을 구호하고 치료하는 일을 담당하던 종6품 아문에 해당하는 관서이다. 동활인서는 태종 14년(1414년) '동활인원'이라는 이름으로 동소문 밖에 처음 설치됐다. 세조 12년(1466년) '활인서'로 이름을 바꿨다. 한때 폐지되기도 했으나 효종 때 유민이 서울로 몰려들자 진휼이 실시되면서 활인서의 기능이 개선됐다. 영조 8년(1732년)에는 광희문 밖으로 아예 자리를 옮겨 운영됐다. 2020.08.27 fair77@newspim.com

임금 가운데서는 세종과 세조, 정조가 의학에 조예가 깊었다. 세종은 향약구급방과 의방유취 등 의학서를 주도해 편찬하는 작업을 실시할만큼 의학에 일가견이 있었다.

세조는 계유정난으로 조카를 쫒아내고 왕위에 올랐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세종의 아들답게 의학과 천문 등에 통달해 조선의 의료체계 확립에 기여했다.

제도는 잘 갖춰졌지만,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당시에도 인간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의원들이 있었지만, 의술을 무기로 백성들에게 고통을 주는 일이 다반사였던 모양이다.

세조 10년(1464년) 1월 7일 경신 1번째 기사다. 세조가 의원들의 실력이 없음을 탓하고, 환자의 생명을 경시하는 세태에 대해 일침을 가한다.

"의술은 세간의 요법이요 국가의 이해에 관계되는 바로서 성인이 이뤄 놓은 지극한 공업(功業)인데 사람이 못나고 가르침이 해이하였으며, 여덟 가지 종류로 구분하였으나 간악하고 어리석은 무리들이 다투어 숨기어서 죽임은 있으되 살림은 없으니, 진실로 경장(更張·혁명적으로 고침)하지 아니하면 그 사고가 적지 아니할 것이다. 금후로는 의원을 제수할 때 반드시 실지의 재주를 상고하고 자격에 구애하지 말 것이다."

'임금은 성학이 고명하여 통하지 아니하는 바가 없고 천문·지리·의약·복서에 이르기까지 다 극히 정하게 연구하였다. 이 때에 이르러 의술이 부정한 것을 염려하여 이러한 명이 있은 것이다.'

전염병이 만연할 때 서민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동서활인서였다. 동활인서는 광희문 밖에 설치돼 있었다. 서활인서는 서소문 밖에 위치했다.

전염병이 돌면 요즘처럼 '격리치료'를 했다. 하지만 치료에도 차별이 있었다. 인조 23년(1645년) 2월 10일 실록 기록이다.

'왕이 하교하기를 "동·서 활인서에서 전염병 환자를 몇 사람이나 출막(出幕·전염병에 걸린 사람을 따로 막을 치고 격리) 시켰는가?" 하니, 정원이 아뢰기를 "양쪽 활인서에서 출막시킨 환자는 모두 696인이었는데, 죽은 사람이 8인이고, 완전히 나은 사람이 271인이며, 지금 병막에 남아 있는 사람이 413인이라고 합니다."하였다.

이때 서울에 전염병이 해를 거듭해서 크게 번져 민간에는 청결한 집이 없었고 사망자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으나 동·서 활인서에서 출막시켜 구활된 사람은 모두가 사대부 집 하인들뿐이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아현·염리 일대에 있었던 서활인서 표지석. 활인서는 조선시대의 의료기관 중 서민의 의료를 담당했던 기관이다. 전염병과 함께 굷주린 백성에 대한 구휼까지도 담당하였다. 서활인서의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지만, 관련 기록을 토대로 보면 아현동이 가장 유력한 터다. 현재 아현중학교 정문 앞 마포도로변에 '서활인서터' 표석을 세워놨다. <자료=서울역사박물관>2020.08.27 fair77@newspim.com

◆전염병과 의료진, 코로나19 방역

2020년은 전염병으로 얼룩진 해로 기록될 만하다. 연초부터 시작돼 여름을 지나 가을이 보이는 시점까지 '코로나19'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다. 오히려 재확산하며 다시 일상생활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여기에 홍수와 태풍 등 자연재해도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모드로 들어간 시기에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 정책과 의료계가 대립하고 있다. 각자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역도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의료계가 똘똘뭉쳐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고 믿지는 않는다. 지금 이 시각에도 일선 의료 현장에서는 코로나19를 저지하기 위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들의 분투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의방유취 첫머리에 적시된 '의학에 임하는 자'에 대한 각오를 되새기고 있을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의료계 2차 총파업 이틀째를 맞이한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이 내원객들로 분주하다. 2020.08.27 leehs@newspim.com

당시 조선이 서양의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알았을 리 없지만, 내용은 인간 생명의 존중과 의학의 존재 이유에 대해 비장하게 적었다.

'무릇 대의(大醫·큰 의학)는 질병을 치료할 때 반드시 자기의 정신과 생각을 안정시키고 원하거나 바라는 것도 없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자애롭고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을 발휘하여 사람들의 고통을 널리 구원하겠다고 서원(誓願·맹세하고 소원을 비는 것)해야 한다. 만약 질병에 걸린 사람이 찾아와서 구원을 요청하면 그 사람의 귀천과 빈부, 나이와 추미(醜美·추함과 이쁨), 원친(怨親·원수와 친구 여부)과 친소, 지역과 지능을 따질 겨를도 없이 마치 지친(至親·가장 가까운 친척)을 대하듯 두루 동등하게 대우한다. 또한 대의는 앞뒤를 재보거나 스스로 길흉을 헤아려보면서 자기 목숨을 지킬 틈도 없다. 환자의 고통을 보면 마치 자기가 아픈 듯이 여기면서 진심으로 슬퍼하므로, 험한 지형, 낮과 밤, 추위와 더위, 굶주림과 목마름, 피로 따위를 피하지 않는다. 혼신을 다해 달려가 구원할 뿐, 자신의 성과를 과시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백성들의 대의가 될 수 있으며, 이와 반대로 한다면 사람들의 거적(巨敵·큰 적)이 된다.'

'비록 질병은 빨리 치료해야 한다라고 말하더라도, 모름지기 치료 과정에서 의혹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 중요하다. 오직 자세히 살피고 여러모로 생각해야 하며, 다른 사람 목숨 위에 군림하여 마음껏 자기 편리한 대로 하면서 명예를 구하는 행위는 아주 어질지 못한 짓이다.'(의방유취 권1 /총론 1 /대의(大醫)의 마음가짐에 대해 논함)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27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441명 늘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신천지예수교 관련 집단 감염이 이어졌던 지난 3월7일 (483명)이후 최대규모다. 이날 오후부터 운영을 재개한 서울 중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0.08.27 dlsgur9757@newspim.com

의료계뿐 아니라 시민들도 다산 정약용이 200여년전 목민심서에서 제시한 전염병 예방법을 재차 각인할 필요가 있다. 사회를 지키는 것은 혼자만의 욕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릇 염병이 전염하는 것은 모두 콧구멍으로 그 병기운을 들이마셨기 때문이다. 염병을 피하는 방법은 마땅히 그 병기운을 들이마시지 않도록 환자와 일정한 거리를 지켜야 할 것이다. 무릇 환자를 문병할 때는 마땅히 바람을 등지고 서야 한다. (목민심서 / 애민 6조 / 제5조 관질(寬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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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해군 2030~2040년 '건함계획' 발표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해군이 2030년대부터 2040년까지 한국형 이지스함(KDDX)을 3차까지 진행해 총 18척을 확보하고, 장보고IV 사업을 새로 시작하고, 해상초계기를 추가로 도입하기로 하는 등 새로운 '건함계획'과 '해상초계 전력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의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각종 전술핵 탑재 무기와 신형 전략무기 체계를 대거 공개하며 대남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데 따른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초음속 순항미사일 2종, 그리고 5000톤급 신형 구축함 최현함의 장거리 타격 능력 강화 정황이 확인되면서, 우리 군의 대응체계와 방어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한화오션이 서울ADEX에 선보인 한국형 이지스함(KDDX) 모형. [사진=디펜스타임스 제공] 2025.10.20 gomsi@newspim.com ◆한국형 차기 이지스 구축함(KDDX) 12척 추가 건조 = 해군은 최우선으로 만재배수량 8000톤급 한국형 차기 이지스 구축함(KDDX) 추가 전력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해군은 세종대왕급(세종대왕함,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 구축함, 정조대왕급(정조대왕함, 다산정약용함, 3번함 건조 중) 구축함 등 이지스 구축함 6척 확보와 함께 KDDX를 최대 18척까지 보유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KDDX 사업은 배 선체부터 전투 체계, 레이더 등 무장을 국내 기술로 만드는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한다. 신형 군함을 도입하는 7조8000억 원 규모의 KDDX 사업은 방위사업청이 우왕좌왕 하는 사이 진전되지 않고 있음에도, 해군이 KDDX Batch-Ⅱ, KDDXⅡ 사업을 만들어 국산 이지스함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은 한미 간 '기술 이전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19일 해군본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군은 지난해 6월 미 해군 측에 서한을 보내 "북한 위협 대응을 위해 정조대왕급 이지스함과 SM-3/6 함대공미사일 확보 등을 추진 중이지만, 이지스함 전투력을 크게 높이는 협동교전능력(CEC) 미탑재로 초수평선, 장거리 대공표적 대응 능력이 제한되고 있다"며 대한(對韓) 수출을 요청했다. CEC는 지구의 곡면 특성을 감안, 여러 함선과 항공기에서 레이더 등으로 추적·확보된 표적정보를 고용량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 융합·분배해서 공통 표적을 산출, 원격교전을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다. 이에 대해 미 해군은 같은 해 8월 답신에서 "미 정부의 수출통제 및 기술이전 정책은 한국에 대한 CEC 수출을 지원하지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미 해군은 거부의 이유로 밝힌 '수출통제 및 기술이전 정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호주는 2018년 호바트(Hobart)급 방공구축함, 일본은 2020년 8번째 이지스함이자 아타고급의 개량형인 마야급 이지스함에 CEC를 탑재하도록 허용했지만, 한국에는 CEC를 판매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명백하게 밝힌 것이다. 호주·일본에는 CEC를 제공한 미국이 같은 동맹국인 한국에는 수출하지 않으려는 '이중적 태도'에 실망한 해군이 이지스함 기술 국산화를 표방하는 KDDX 추가 건조로 방향을 틀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판매 거부에 따라 해군은 2030년대 중·후반까지 미국 CEC와 유사한 '한국형 해상통합방공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이를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관련 핵심기술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ADD가 개발하는 한국형 해상통합방공체계는 이지스 구축함, 해상초계기, 항공모함 등 해군 전력과의 연동, 그리고 장거리 미사일 요격체계(L-SAM) 등 첨단 무기체계에 적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미국산 전투체계를 쓰는 세종대왕급·정조대왕급 이지스함에선 한·미 간 체계 연동 및 통합 여부 등이 불확실해 원활한 운용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해군은 정조대왕급 이지스함 추가 건조보다는 KDDX 추가건조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KDDX 사업은 총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이뤄진다. 개념설계는 2012년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수주했고, 기본설계는 2020년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이 따냈다. 현재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에 착수해야 하지만, 사업자 선정을 두고 양 업체 간 갈등이 심해지며 연기됐다. HD현대중공업은 기존 관례대로 기본설계를 주도한 업체가 수의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보안 벌점을 받은 점을 거론하며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와 현대가 서로 한 치의 양보 없이 다투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면서 "KDDX 사업에서 한화와 현대의 대결은 '6척 싸움'이 아니라 '18척 싸움'이기 때문에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 양상으로 치닫는 것 같다"고 했다. 해군은 현재 추진 중인 KDDX 6척 건조 사업이 출발하고, 차기호위함(FFX) Batch-IV 사업이 끝나는 즉시 곧바로 개량형이라 할 수 있는 KDDX Batch-II 사업을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새로운 개념을 적용한 KDDX-II 사업을 2035년 이후에 도입하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해 말 해군에 인도한 차세대 호위함(울산급 Batch-Ⅲ) 선도함 '충남함' [사진=HD현대중공업] 2025.10.20 gomsi@newspim.com ◆차기호위함(FFX) 사업 종료 후 차기호위함(FFX)-II 사업 = 한편, 해군은 기존 차기호위함(FFX) Batch-I/II/III/IV 사업을 완료한 후, 차기호위함(FFX)-II를 계획하고 있다. 해군은 FFX-II 사업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이지만, 건조시기와 구체적 제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해군은 차기 호위함(FFX) 사업으로 총 26척의 호위함(FFG)을 전력화 한다. FFX Batch-I 사업으로 인천급 호위함 6척, FFX Batch-II 사업으로 대구급 호위함 8척을 건조했고, FFX Batch-III 사업으로 충남급 호위함 6척을 건조하고 있다. 해군은 현재 차기 호위함(FFX) Batch-IV 사업으로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약 3조2500억 원을 투입, 총 6척을 건조하는 'FFX Batch-IV'(울산급 Batch-IV)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9~2030년경 6척의 함정 모두가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FFX 사업이 완료되면 광개토대왕급 구축함까지 모든 해역함대의 노후화된 중·대형 함정이 교체가 완료된다. ◆AI 기반의 연안초계함(OPV) 사업을 진행 = 또한 1000t급 연안초계함(OPV) 사업을 진행해, 미사일 고속함 PK-A/고속함 PK-B로 대표되는 고속함들을 보완할 계획이다. 연안초계함(OPV)은 인력 절감과 효율성을 위해 AI(인공지능) 기반의 자동화·무인화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함정이다. 1500~2200톤급으로, 기존 초계함보다 거주성 등이 향상시켜 연안 및 해상 경비, 해양 안전, 어업 지도, 해양 오염 감시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다. 2020년 11월 10일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진수한 중형급 잠수함 2번함 '안무함(KSS-Ⅲ, 3000톤급)'. 안무함은 2018년 9월 진수한 도산안창호함에 이은 장보고-Ⅲ급 두 번째 잠수함이다. 해군이 건조하는 '장보고Ⅳ' 잠수함도 같은 체급의 형상이다. [사진=대우조선해양] 2025.10.20 gomsi@newspim.com ◆장보고IV 사업 추진에 이어 2040년경 원잠 추진 = 한편, 해군의 수중전력인 잠수함 전력증강 계획에 대해 살펴보자. 해군은 2035년 이후 현재 장보고III Batch-I/II/III를 끝내고, '장보고IV 사업'으로 넘어간다. 최종 결론이 나오기 전이지만, 해군이 밝힌 장보고IV 사업은 그동안 2000톤급 잠수함으로 알려졌으나, 해군이 이번에 밝힌 방향은 3000톤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보고IV 사업 이후인 2040년 무렵, 해군은 차세대 잠수함을 건조할 계획으로, 원자력 추진 기관을 탑재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P-8A 포세이돈 후속으로 한국형 해상초계기 개발 계획 = 해군은 현재 P-3C/CK와 15대와 P-8 포세이돈 6대 등 21대의 해상초계기를 보유, 휴전선 길이의 9.5배, 남한 넓이의 3.3배에 이르는 30만㎢의 작전해역에 대한 상시감시와 주요 해상교통로를 보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군항공사령부 전력은 현재 P-8A 포세이돈 6대를 주력으로 2030년대를 맞이한다. 하지만 해군은 이번에 기존 P-3C/CK 대체용으로 한국형 해상초계기 사업을 추진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 5월 29일 경북 포항기지에서 발생한 P-3CK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는 1968년산으로, 무려 57년을 운용한 노후 항공기의 위험성을 해군에 각인시켰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서울ADEX에서 선보인 한국형 해상초계기 모형. KAI는 2017년 스웨덴 사브가 제시한 '소드피시형'의 국내 개발 해상초계기를 제시하고 있다. [사진=디펜스타임스 제공] 2025.10.20 gomsi@newspim.com 해군 관계자는 "해군은 현재의 P-3CK 기종을 2030년까지 운용하고, 그 이후에 최신예 한국형 해상초계기를 도입을 개획하고 있다"면서 "사고가 난 초계기와 동형인 나머지 P-3CK 7대의 조종사 안전, 그리고 대잠전력의 공백을 막기 위해 한국형 해상초계기 도입사업을 앞당겨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2025년 10월 기준, 해군은 해상초계기를 해외 직도입으로 할지, 국내개발로 할지, 획득방법을 결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4 분기에 획득방법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는 2017년 스웨덴 사브가 제시한 소드피시형의 국내 개발 해상초계기를 제시하고 있다"면서 "KAI가 기존의 에어버스 A320 여객기를 개조하는 개발 계획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향후 해상초계기 추가 소요는 운용인력을 감안해 11대로 알려졌다. gomsi@newspim.com 2025-10-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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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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