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른바 평균물가목표제를 시행할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감이 번지면서 미국 장기물 국채 수익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제로금리 정책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단기물 국채 수익률은 보합을 나타냈고, 이 때문에 '수익률곡선 가팔라짐(일드커브 스티프닝)'이 발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27일(현지시각) 미국 벤치마크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6.5bp(1bp=0.01%포인트) 상승한 0.761%에 거래됐다.
30년물 수익률도 9bp 급등하며 1.4964%에 거래되는 등 장기물 수익률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반면 6개월물이 보합을 나타냈고, 2년물도 0.4bp 오르는 등 단기물의 움직임은 제한적이었다.
시장의 시선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에 집중됐다. 이날 오전 화상으로 진행된 미팅에서 파월 의장은 정책자들 사이에 평균물가목표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평균목표물가제는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0%로 두되 수치가 낮은 기간과 높은 기간의 평균치가 2%에서 유지되도록 유연한 물가 통제에 나선다는 의미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장기간에 걸쳐 2%를 밑돌았고, 때문에 앞으로 상당 기간 수치가 2%를 웃돌더라도 평균치가 2% 내외에서 안정을 이룰 전망이다.
아울러 인플레이션 상승이 연준에 제로금리 정책 종료 압박을 가할 여지가 크게 낮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장기물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시포트 글로벌 홀딩스의 톰 디 갈로마 이사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사실상 물가 상승을 용인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는 장기물 국채 매도를 불러일으켰다"며 "제로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ㄷ.
넷웨스트 마켓의 존 브릭스 채권 전략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중장기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이 때문에 장기물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일드커브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고용 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의 충격이 여전한 상황을 반영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100만건을 상회, 고용 한파가 진화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2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 수정치는 마이너스 31.7%로 집계됐다. 이는 앞서 발표된 예비치에 비해 1.2%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