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가해 선임병 전역하면서 가혹행위 인수인계"
해병대, " 엄중함 인식...철저 수사·조치 진행"
[포항=뉴스핌] 남효선 기자 = 병영 내 가혹행위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는 해병대에서 또 선임병들이 성추행 및 폭행·가혹 행위를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군 인권센터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북 포항 소재 해병대 선임병들이 후임병을 상대로 6개월간 집단 성추행과 폭행·가혹 행위를 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가해 병사들을 군형법상 강제추행,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특수강제추행 등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군검찰은 강제추행, 폭행 등 혐의로 B 상병, C 병장, D 병장을 구속 수사하는 한편 전역한 A 병장을 경찰에 이첩했다. 해병대사령부는 이번 사건의 엄중함을 인식해 철저한 조사와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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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해병1사단에서 선임병에 의한 후임병 성추행과 폭행 등가혹 행위 의혹이 제기돼 군검찰이 수사하고 있다. 사진은 해병대 훈련모습으로 특정 기사와 관련없음.[사진=뉴스핌DB] 2020.09.02 nulcheon@newspim.com |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해당 부대 소속 선임병 4명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7월까지 약 6개월 동안 자대 배치를 받은 피해자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상습적으로 성추행 및 폭행을 일삼았다.
특히 선임 A 병장은 바지와 속옷을 벗은 후 피해자인 후임병에게 들이밀며 신체접촉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혹 행위는 병영 내 생활반에서뿐만 아니라 건물 복도,흡연실 등 공개된 장소에서도 행해졌다.
A 병장은 피해자로 하여금 강제적으로 B 상병에게 욕을 하게 한 후 B 상병이 피해자를 때리면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도록 시키기도 했다.
A 병장은 가혹행위를 인수인계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병장으로부터 가혹행위를 인계받은 B 상병은 전역을 앞둔 A 병장과 함께 매일 피해자를 끼고 다니며 폭행하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았다고 군인권센터는 지적했다.
A 병장이 전역 후에는 B 상병과 C 병장, D 병장이 생활반과 흡연장, 샤워장 등에서 피해자의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일삼았다고 군인권센터는 주장했다.
심지어 B상병, C병장, D병장은 피해자를 침상 위에 결박해 집단 성추행 하기도 했다는 게 군인권센터의 설명이다.
그러나 해당 부대 간부들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피해 사실이 알려진 후에도 피해자에게 어디에 신고했는지 말하라고 압박하는 등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권센터는 해당 부대의 병영 관리 실패도 지적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간부들의 병영 관리 실패도 사건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다. 범행이 반년 넘게 밤낮없이 부대 곳곳에서, 특히 공개된 장소인 흡연장, 복도, 계단 등에서도 벌어졌지만 소속부대 간부들은 단 한 명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는 "장기간 피해가 발생하도록 부대를 방치하고 피해자를 압박, 2차 가해를 일삼았음에도 아직까지 부대에서 임무 수행 중인 해당 부대 대대장 및 중대장을 즉시 보직해임 후 징계할 것"을 촉구했다.
nulche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