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 싱 의원 '무슬림 혐오 글' 페이스북 무대응 비판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인도 여당인 인도국민당(BJP) 소속 주의원, T. 라자 싱이 수차례 무슬림에 대한 혐오글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아 정치 편향 논란에 휩싸였던 페이스북이 결국 싱 의원의 계정을 삭제조치 했다.
자판 키보드 위에 놓인 페이스북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정당인 BJP에 소속된 싱 의원에 대한 계정 최소 5개가 이날 폐쇄됐다. 계정을 방문하면 "현재 해당 콘텐츠는 확인할 수 없다"는 문구가 뜬다. 싱 의원의 인스타그램 계정도 삭제조치됐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WSJ에 "우리는 플랫폼에 폭력성과 혐오를 조장하는 정책위반을 근거로 라자 싱의 계정 이용을 금지시켰다"고 확인했다.
페이스북 인도지사의 이 같은 조치는 WSJ이 지난달 페이스북의 불공정한 정책위반 평가를 문제삼는 보도를 낸 뒤 나왔다. 라자 싱 의원은 "미얀마 로힝야 무슬림 이주자들은 총에 맞아야 한다" "무슬림은 배신자들" 등 혐오발언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슬람 모스크를 파괴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수십만명의 팔로워를 둔 싱 의원이 소속된 BJP는 힌두민족주의 성향을 지닌 당이며, 그 역시 힌두교도다.
WSJ는 싱 의원이 수 차례 페이스북 정책을 위반했음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 인도지사가 이를 의도적으로 숨겨왔다고 전했다. 안키 다스 페이스북 공공 정책 부문 임원은 직원들에게 싱 의원이 "위험한 인물"은 맞지만, 정책 위반으로 여당 정치인 계정에 조치를 취하면 향후 비즈니스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또 다스 임원은 종종 페이스북 페이지에 BJP에 대한 그의 지지와 야당에 대한 비판의 글을 종종 올려왔다고 한다. 페이스북이 정치적으로 중립된 플랫폼이어야 한다는 회사 원칙을 본인 스스로 깼다는 증언이다.
보도가 나오고 인도 야당 인사들은 반발했다. 야당 의원들은 페이스북이 여당 편을 들어주기 위해 자체 규정을 어겼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청문회를 요구했다. 페이스북 인도지사 내 무슬림 직원들로 구성된 단체는 경영진에 해명을 촉구했다.
페이스북은 싱 의원의 계정을 폐쇄하는 조치를 내리긴 했지만 곤란한 건 인도에서만이 아니다. 회사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들과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 등 혐오조장 계정들의 활동을 금지시켰는데, 일각에서는 중립적이어야 할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표현의 자유를 막고 정치 편향적인게 아닌가란 비판을 받고 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