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자형 회복은 불평등 심화와 경제 부실화"
"3월 이후 美중소기업 15만5000여곳 폐업"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학계와 금융시장에서 회자되고 있는 '케이(K)자형' 경기 회복의 현실화는 사실 재앙에 가깝다고 경제 전문가들이 꼬집었다.
민간 경제 조사회사 '잭슨홀이코노믹스'의 공동 창립자 알렉스 프리드먼과 래리 해서웨이는 지난 4일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 기고문에서 "K자형 경기 회복은 엄밀하게 회복이라고 이름 붙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 로이터=뉴스핌] 박우진 기자 =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맥도날드 매장이 코로나19 여파로 폐업하기로 하면서 간판을 철거하고 있다. 2020.06.24 krawjp@newspim.com |
K자형 회복은 모든 주체의 소득이 함께 위축됐다가 이후 회복하는 집단과 그렇지 못한 주체 간의 격차가 확대되는 것을 뜻한다. 올해 코로나(COVID-19) 사태 속에서 주식과 고임금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의 재산은 빠르게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 운영자나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은 계속 악화되는 현상에 빗댄 말이다.
프리드먼과 해서웨이 등은 K자형 회복은 회복이라고 할 수 없고 '소득 불평등의 심화', 더불어 '경제 부실화'만 가리키는 재앙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K자 형태의 격차가 계속된다면 미국인 대부분은 빚의 바다에 빠져 죽을 것이고, 초고액 자산가들은 개인 전용기를 타고 그 바다 위를 날아갈 것"이라고 했다.
프리드먼과 해서웨이는 이번 코로나19 위기로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더 가중될 전망이라고 바라봤다. 이에 따라 미국 일반 근로자의 소득난도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분석에 따르면 현재 미국 중소기업의 수는 3000만곳 이상으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5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또 미국 신규 고용의 85%, 미국 전체 인력의 약 50%를 차지한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미국 경제의 부실화로도 해석될 수 있다.
◆ 주식시장과 중소기업 '다른 세상'...또다른 위기 온다
미국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10여년 전부터 시작됐다. 2007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신규 사업체 설립 신청 건수는 16%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3월 이후에만 15만5000여곳이 폐업하는 등 최근 중소기업 경기는 전례 없는 속도로 악화 중이다.
프리드먼과 해서웨이는 주식시장은 중소기업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와 다우존스산업 평균지수가 지난 3월 저점 이후 55% 급등해 신고가를 기록한 것이 그 예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미국 가정의 절반 정도만이 주식을 소유하고 있고, 더구나 주식 대다수를 상위 10%가 차지하고 있어 주가 상승에 따른 낙수효과도 제대로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고 이들은 봤다.
프리드먼과 해서웨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래 미국인 4600만명이 비상저축 자금을 사용한 한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등 가장 부유한 미국인 3명이 미국 전체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부를 거머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런 부의 분열은 미국 역사에서 전례가 없다"며, "불평등이 심화할 수록 미국인은 돈을 더 많이 빌리게 돼 경제는 또 다른 금융위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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