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공략 위해 세웠지만...현지업체들에 밀려 입지 좁아져
스마트폰· PC 공장은 이미 생산 중단...반도체·가전 공장만 남아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삼성전자가 중국 텐진에 있는 TV 공장 문을 닫는다. 중국 업체들의 성장에 밀려 영향력이 크게 줄자 결국 문을 닫기로 선택한 것이다.
7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생산거점의 운영 효율화를 위해 오는 11월 중국 텐진 TV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 QLED 8K [사진 = 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1996년 중국에 텐진 법인을 설립해 TV, 모니터 등을 생산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겨냥해 설립한 곳으로 삼성전자의 유일한 중국 TV 생산기지다. 근무 인력은 총 300여명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몇년 새 중국 기업들의 역량이 커지면서 영향력이 줄어들고 현지 인건비 상승으로 생산 경쟁력이 떨어지자 삼성전자는 생산기지 효율화에 대한 검토를 계속해 왔다.
중국에서의 삼성전자 입지는 크게 좁아진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 TV 시장점유율은 2014년 9.3%에서 올 상반기 4.8%로 크게 줄었다. 중국 업체들이 생산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에 계속 점유율을 내준 것이다. 반면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샤오미, TCL 등은 삼성전자의 3배 수준으로 점유율이 높다.
다만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TV 생산을 중단하더라도 베트남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8년 말 톈진 스마트폰공장, 지난해 광둥성 후이저우 스마트폰공장도 가동을 중단했다. 올 7월에는 마지막 PC 공장인 쑤저우 생산라인도 폐쇄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중국 생산기지는 쑤저우 가전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 공장, 시안 반도체 공장 등만 남게 됐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