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전날 간담회서 통신비 '일괄지급' 방향 가닥잡아
민주당 관계자 "기재부 다른 의견 냈지만 내부 조율"
원내 지도부 "국론 분열 우려...이 대표가 靑에 제안"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13세 이상 전국민에게 통신비를 지급하기로 한 가운데, 당초 '선별지원'에서 '보편지원'으로 방향을 급선회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선별지원안을 놓고 비판 여론이 일면서 당 지도부가 통신비에 한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당정은 10일 13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통신비 2만원을 지원하는 구체적 방안을 발표한다. 당정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민주당 주요지도부 간담회에서 이같은 방침을 정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오전 청와대 본관 1층 충무실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여당 주요지도부 초청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박광온 사무총장, 한정애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최재성 정무수석 등이 함께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언급하면서 "국민들의 삶이 무너지는 모습이 우리 눈에도 보일 정도여서 정말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사진=청와대] 20.09.09 photo@newspim.com |
정부는 당초 '전국민 일괄지급' 대신 어려운 계층을 중심으로 한 '선별지급'을 강조했다. 이에 당정은 17~34세,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통신비를 선별지급하는 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보도로 이 같은 방침이 알려지면서 선별지급안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대상을 확대했다. 이낙연 당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편지급'을 먼저 제안하자 문 대통령이 이에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은 전 국민 모두에게 지원하자는 입장이었고, 기획재정부는 다른 의견이었으나 조율하는 과정은 있었다"며 "최종적으로는 당 정책위와 원내지도부에서 결정해 이낙연 대표가 청와대 회동에서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원내 핵심관계자는 "선별지급으로 가면 국론이 계속 분열된다"며 "지원금을 받는 사람은 '하위권'으로 묶이고, 지원금을 안 받는 사람은 '상위권'으로 묶이는 식이 되지 않나. 부작용만 크다"고 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다만 "선별지원 비판 논란 탓에 통신비 지원 대상을 확대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여러 안을 놓고 검토하던 중 언론을 통해 선별지원안이 보도된 것이다. 미리 결정된 안은 없었고, 선별지원을 보편지원으로 갑자기 뒤집은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