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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의 수선전도]이순신의 '군율'과 장관 아들의 '전화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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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율과 군기에 엄정했던 이순신..철종의 꺾인 군정개혁
장삼이사는 '전화 휴가'에 갸우뚱..상식 이해되는 세상와야

[편집자] 수선전도(首善全圖)는 조선의 수도 한양을 목판본으로 인쇄한 지도입니다.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쪽 도봉산부터 남쪽 한강에 이르기까지 당시 서울의 주요 도로와 동네, 궁궐 등 460여개의 지명을 세밀하게 묘사했습니다. 수선전도에 있는 지명들은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오승주의 수선전도'는 이 지도에 나온 동네의 발자취를 따라 지명과 동네에 담긴 역사성과 지리적 의미, 옛사람들의 삶과 숨결 등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오늘 숨가쁜 삶을 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계획입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여러 고을 색리 11명을 처형했다. 옥과 향소에서 지난해부터 수군(水軍) 보내는 일을 성실히 하지 않아 도피자가 많아 100여 명이나 되었는데, 늘 거짓말로 꾸며대 왔다. 그래서 오늘 형을 집행해 목을 베어 백성들에게 보였다.'

난중일기 1593년 6월 8일자. 임진왜란이 일어난 지 1년이 흘러 전쟁이 한창이던 와중에 이순신은 '색리'(色吏)를 11명이나 처형한다. 색리는 감영이나 군아의 말단 관원이다. 군사 징병을 도맡은 색리들이 뇌물을 받고 병사들을 군영에 보내지 않으면서 거짓말로 둘러댔다는 게 이유다.

전쟁 중 한명의 전투원이 아쉬운 마당이었지만, 이순신은 군율과 군기를 확립하기 위해 주저없이 '썩은 관리'들의 목을 베었다.

6개월이 지나고 이순신은 또다시 관아 아전을 사형시킨다. '동헌에 나가 남평의 도병방(都兵房)을 처형했다.'(1594년 1월6일·난중일기) 도평방은 군사 사무를 맡은 우두머리 아전이다.

두 달 뒤 또 피바람이 불었다. '활터 정자로 올라가 검모포 만호(고급장교)를 문책하고 곤장을 쳤다. 도훈도(都訓導·수군통제사 소속 장교)를 처형했다.'(1594년3월1일·난중일기)

◆이순신의 군율

이순신은 직무태만을 눈감고 지나가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난중일기에는 숱한 처형과 곤장이 서술돼 있다. 군율과 군기에 엄격했다. 고급장교라 해서, 내 곁에 있어 친하다고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가차없이 문책하고 벌을 줬다. 어떻게 보면 '모시기 힘든 상사'다.

윗사람들에게 사랑받기도 힘든 인물이었다. 2015년 11월1일 전남 고흥군은 도화면 발포 충무사 앞 오동나무 청렴박석광장에서 '발포만호 이순신 오동나무 청렴일화비 제막식'을 가졌다.

이순신과 오동나무가 무슨 연관이라 비석까지 세웠을까.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12년전인 1580년 7월. 이순신은 발포 만호로 발령받는다. 전라 좌수사 성박이 '내가 거문고를 만들려 하니 발포 뜰에 있는 오동나무를 베어 보내라'고 명령한다.

관아의 오동나무, 그냥 잘라 잘 포장해 보내면 그만이다. 게다가 전라 좌수사는 직속상관 아닌가. 전라 좌수사가 요즘으로 치면 군단장이라면 이순신은 연대장 정도다. 잘 보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셈이다.

이순신은 상사에게 사랑받는 기회를 발로 찬다. '오동나무는 나라의 물건입니다. 여러 해에 걸쳐 키워온 나무를 하루아침에 벨 수는 없습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전라 좌수사 성박은 어이없기도 하고, 화가 치솟았지만 이순신의 인물 됨됨이를 듣고는 '훗날'을 기약하며 분을 삭였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임진왜란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이순신은 '융통성없는 꽉막힌 인물'로 찍혀 고된 나날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아래로는 '군율에 엄격'하고, 위로는 '꽉막힌 태도'가 전시에는 빛을 발하며 조선을 구한 영웅으로 지금까지 각인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수선전도에 나타난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서울 건천동. 서울 충무로 초입 부근이다. 2020.09.10 fair77@newspim.com

◆무너진 조선의 군정(軍政)

조선은 직접적으로는 일본의 침략야욕에 희생당했지만 망조는 오래전부터 들었다. 조선을 기울게 한 원인으로는 '삼정(三政)의 문란'이 대표적이다. 국사 교과서에서 조선후기 부분을 배울때면 늘상 나오는 단어다. 학창시절 국사를 배웠다면 '밑줄 쫙'이라면서 교사들이 누누이 강조한 부분이다.

삼정은 전정(田政)·군정(軍政)·환정(還政)이다. 전정은 공정하고 정확한 논밭의 조사와 측량을 바탕으로 1년에 소출되는 양을 검사해 균등한 전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군정은 원래 조선은 군적에 따라 양인 가운데 병사를 뽑고 보포(保布·군역을 면제시켜주는 대신 내는 베나 포를 주는 제도였다. 다시 말해 군인으로 차출된 농민이 벌어먹고 살 방도가 없으니 다른 농민이 그 집에 먹고 살 베나 포를 주는 것이다. 그러나 군대 가기 싫은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다. 15세기 말부터 군포를 내면 병역을 면제받는 제도로 변질됐다.

환정은 곡식 대출제도다. 봄철 보릿고개에 농민에게 국가가 식량과 씨앗을 빌려줬다 가을 추수 이후에 돌려받았다.

요즘으로 치면 조세·병역·대출이 삼정인 셈이다. 삼정의 문란은 이 세가지 제도가 무너졌다는 의미다. 전정의 문란은 지방수령과 토호들이 농간을 부리면서 온갖 잡세가 붙어 공정세금제도가 붕괴됐다. 군정의 문란은 조선후기 돈 좀 있는 농민들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양반으로 편입되거나 돈없는 백성들은 산골짜기로 도망을 치는 등 군포가 줄어들자 관청에서 죽은 사람까지도 강제 징수하는 백골징포 등 불법징수가 횡행한 것을 일컫는다.

환정의 문란은 국가재정이 어려워지고, 아전들의 횡포가 늘면서 돌려받는 이자격인 곡식을 터무니없이 많이 걷거나 빌려주는 곡식에 모래나 겨를 섞어 실제 양을 줄인 뒤 거둘 때는 제대로 받는 등 방법으로 백성들을 괴롭혔다.

현대 국가에서도 다를 바 없다. 조세와 병역, 고리대를 포함한 대출이 문란해지면 민심을 자극하고 나라가 혼란스러워진다.

조선은 삼정의 문란이 가시화되면서 1811년 홍경래의 난과 1862년 전국적인 임술농민항쟁, 1894년 동학혁명 등 농민항쟁이 이어지다 패망의 길을 걷게 된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조선 철종 어진. 6.25 전쟁 당시 조선 임금들의 초상화인 어진은 부산으로 옮겨졌지만 화재로 불타 없어졌다. 그나마 철종 어진은 절반만 불에 타 철종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보물 1492호다. 2020.09.10 fair77@newspim.com

◆세도정치에 꺾인 철종의 삼정개혁

(왕이) 하교하기를 "군정·적정(환정)·전정의 3정은 국가에 있어서 대정(大政)인데, 현재 3정이 모두 병들어 민생이 고달프고 초췌해졌다."(철종3년(1852년) 10월 22일)

(왕이) 하교하기를 "삼정의 폐단을 바로잡기 위해 이정청을 설치하여 강구하는 일이 있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묘당의 제신이 지금 바야흐로 상확하여 교정하고 있는데, 이는 조가(朝家)에서 크게 경장하는 데 관계된 것이므로, 널리 묻고 널리 의견을 채집하여 사리에 꼭 맞도록 힘쓰지 않을 수 없다."(철종 13년(1862년) 6월 10일)

조선 철종은 '강화도령'으로 불린다. 헌종10년(1844년) 형 회평군의 옥사로 가족과 함께 강화에 유배됐다 헌종의 목숨이 경각에 달리자 1849년 대왕대비 순원왕후(순조의 비)의 명으로 궁에 들어와 왕위를 이었다.

당시 권력을 쥐고 흔든 안동김씨가 권세를 유지하기 위해 강화도에 있는 '만만한 왕족'을 임금으로 세운 것이다.

철종은 별반 한 일이 없는 '허수아비' 임금이라는 것이 뇌리에 깊게 박혀 있다. 안동김씨 '세도정치'가 절정에 달하던 시기에 삼정문란도 극에 달하면서 재위 기간 경상도 진주, 함경도 함흥, 전라도 전주 등 전국에서 대규모 민란이 빈발했다.

하지만 철종이 강하게 밀어붙인 국정 철학이 있다. 다름 아닌 '삼정문란 혁파'다.

철종은 삼정문란을 바로잡기 위한 관청인 '이정청'까지 세우고 개혁에 집중했다. 다만 거기까지였다. 당시 정국을 좌우하던 안동김씨 세도정치에 막혀 개혁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9.10 alwaysame@newspim.com

◆장삼이사가 이해되는 세상와야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의 군생활 시절 '휴가 미복귀'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반박과 재반박이 난무하고 있다. 여당에서는 추미애 장관을 엄호하기 위한 말숟가락 놓기에 바쁘다. 야당도 국정농단을 빗댄 '휴가농단'으로 사안을 규정짓고 공세에 몰두하고 있다.

여러 말잔치와 추측이 정신을 어지럽게 하지만 핵심은 '휴가 나간 병사가 복귀일시까지 부대에 들어가지 않고 부대 밖에서 휴가를 연장하는 게 상식선에 부합하는 것인가'하는 점이다. 국방부에서는 '전화로 휴가 연장이 가능한 일'이라고 하지만 일반 병사가 그렇게 전화로 휴가 연장을 신청했을 경우 어느 상관이 그렇게 너그럽게 받아들여줄 지 아직도 마음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세간의 장삼이사(張三李四·평범한 사람) 입장에서 바라보면 '신기한 서프라이즈'일 뿐이다.

다만 아쉬운 대목은 이순신처럼 '안되는 것은 안된다'는 군율이 군 내부에서 제대로 작동했거나 말도 못 꺼내는 분위기였다면 논란거리도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결정권을 가진 장교를 비롯한 군 고위층이 모두 이순신처럼 행동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점을 모두가 안다. 요즘 같은 시대에 그렇게 행동하면 융통성없고 세상 물정 모르는 인물로 분류되기 십상이다.

철종의 삼정문란 개혁이 실패로 끝난 것은 안동김씨 세도정치 세력을 견제할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안동김씨의 폭주로 조선은 어지러워졌고 흥선대원군이 삼정의 문란을 어느 정도 혁파했으나 세계사의 흐름 속에 뒤처진 조선왕조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운명을 맞았다.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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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3개월 남은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연합뉴스)[mdtoday = 양정의 기자]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만료를 3개월 앞두고 차기 회장 인선을 둘러싼 금융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이 회장의 연임 여부와 함께 차기 회장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결정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농협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은 공식적으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주도한다.하지만 농협중앙회가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특수한 조직인 만큼, 임추위가 대주주와 현직 경영진의 이해관계에서 얼마나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지가 주목받고 있다.이 회장의 임기는 2027년 2월 2일까지다. 농협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은 최고경영자 임기 만료 3개월 전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하도록 정하고 있어 11월 초를 기점으로 선임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회장 추천하는 임추위…현직 부사장과 조합장도 참여현재 농협금융 임추위는 김병화 위원장을 비롯해 길재욱·차진석·송민규·김원식·황종연 등 6명으로 구성돼 있다.이 가운데 김병화 위원장과 길재욱·차진석·송민규 위원은 사외이사다. 황종연 위원은 농협금융 전략기획부문장인 현직 부사장이며, 김원식 위원은 서영암농협 조합장이자 농협금융 비상임이사다.농협금융 내부규범에 따르면 임추위는 5명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고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채워야 한다. 현재 구성은 이러한 요건을 충족한다.그러나 형식적인 규정 준수가 실질적인 독립성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현직 부사장과 농협 조합장 출신 비상임이사의 참여가 규정 위반은 아니지만, 현직 회장의 연임 심사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적절히 관리되는지는 따져볼 대목이다.농협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 제19조는 사내이사와 비상임이사를 회장의 추천을 받아 이사회 자격검증과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하도록 정하고 있다.현직 회장의 추천을 거쳐 선임된 이사가 다시 현직 회장의 연임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가 가능한 셈이다.이 구조만으로 심사의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이해충돌 방지 장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요구된다.농협중앙회 (사진=연합뉴스)◇ 농협중앙회의 영향력…공식 권한과 실제 인사 과정은농협금융 회장 인선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변수는 대주주인 농협중앙회다.농협금융은 일반적인 민간 금융지주와 달리 농협중앙회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금융지주 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 선임 과정에서도 중앙회와의 관계가 중요한 변수로 거론된다.회장 후보를 심사하고 추천하는 공식 기구는 임추위이며 이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이 이뤄진다.그러나 공식 절차와 별개로 대주주의 의중이 후보군 구성이나 최종 인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문제다.지난 2024년 금융감독원 검사에서도 농협중앙회와 금융지주 간 인사·경영 협의 과정의 기록 및 관리절차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중앙회가 대주주로서 정당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과 금융지주의 독립적인 후보 검증 절차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것은 구별돼야 한다.◇ 역대 회장 연임 드물어…이찬우 실적은 긍정적 변수이찬우 회장의 연임 여부도 관심사다. 농협금융은 2012년 출범 이후 회장 연임 사례가 많지 않았다.이 회장 역시 2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으나 경영실적만 놓고 보면 연임을 검토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가능하다.농협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7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3조2,016억원으로 14.0% 늘었다.하지만 최대 실적이 곧바로 연임의 당위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지주 회장에게는 수익성 개선뿐 아니라 금융사고 예방, 내부통제 체계 구축,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 역시 핵심 책무다.농협은행의 금융사고와 내부통제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돼 온 만큼 성과와 책임을 함께 검증하는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NH금융타워. (사진=NH투자증권)◇ 외부 후보 거론 속…후보군 검증 과정 공개가 관건차기 회장 후보를 두고 내부 금융전문가와 외부 관료 출신 인사들이 함께 검토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이찬우 회장 역시 기획재정부 차관보와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더 중요한 것은 임추위가 충분한 후보군을 확보하고 전문성과 경영능력뿐 아니라 내부통제 역량과 조직 운영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느냐다.농협금융은 연말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 인사도 앞두고 있어 지배구조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이 회장의 임기 만료는 단순한 최고경영자 교체 문제가 아니라 농협금융이 오랫동안 지적받아 온 지배구조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입증할 기회다.임추위가 후보 평가 기준과 이해충돌 관리, 대주주와의 관계에서 독립성을 어떻게 확보했는지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이 기사는 메디컬투데이가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2026-11-0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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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8만달러 회복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비트코인이 5일 아시아 거래에서 8만달러선을 회복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한 가운데 중동 전쟁 종식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디지털자산 시장 명확성 법안(Clarity Act·클래리티법)의 통과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디어 기업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갑에서 3억4200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이 거래소로 이체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시간 오후 7시 10분 기준 비트코인(BTC)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3% 상승한 8만348달러 안팎에 거래됐다. 전날 미국 중간선거 개표 과정에서 한때 7만5700달러 부근까지 밀렸지만,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8만달러선을 되찾았다. 주요 알트코인도 일제히 상승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ETH)은 4% 오른 2416달러를 기록했고, 리플(XRP)은 2.12% 상승한 1.32달러, 솔라나(SOL)는 3.5% 오른 96달러에 거래됐다. 바이낸스코인(BNB)도 2% 가까이 상승한 715달러 안팎을 나타냈다. 특히 익명성에 초점을 맞춘 암호화폐 지캐시(ZEC)는 1325달러까지 오르며 주요 암호화폐 가운데 상승세를 주도했다. 최근 24시간 거래대금은 12억달러에 달했다. 비트코인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2026.11.05 koinwon@newspim.com ◆ 민주당 승리에 유가 8% 급락…비트코인도 반등 이번 반등의 배경에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중동 정세가 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민주당이 의회 양원을 장악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군사정책에 대한 견제가 강화되고, 중동 전쟁을 끝내기 위한 외교적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했다. 이에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브렌트유는 4일 8% 넘게 하락했고, 뉴욕 증시에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6% 상승했다. 다만 이날 국제 유가는 다시 반등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BTSE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제프 메이는 코인데스크에 "시장은 이란 분쟁과 고유가 상황이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며 "이에 따라 비트코인도 주식시장과 함께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시아 증시에서는 업종별로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규제 강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6% 넘게 하락한 반면, 중국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5% 넘게 상승했다. ◆ 민주당 양원 장악에 클래리티법 통과 난항 암호화폐 가격은 반등했지만 업계의 규제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암호화폐 업계가 오랫동안 추진해 온 클래리티법의 입법 전망이 어두워졌기 때문이다. 클래리티법은 미국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체계를 정립하고 디지털자산과 관련 기업에 적용할 감독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법안은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고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던 지난 9월에도 절차적 표결을 통과하지 못했다. 퀀텀 이코노믹스 설립자인 마티 그린스펀은 "민주당의 압승은 클래리티법의 관에 마지막 못을 박는 일이 될 수도 있다"며 "공화당이 양원을 장악했을 때조차 통과하지 못한 법안을 이제는 처음부터 다시 추진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보안업체 서틱의 미국 정부 업무 책임자인 슈테판 뮐바우어도 "현재 형태의 클래리티법은 사실상 추진이 불가능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입법의 주요 걸림돌 가운데 하나는 스테이블코인 보상 지급을 둘러싼 은행과 암호화폐 업계의 갈등이다. 은행들은 거래소가 달러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보상을 지급할 경우 전통적인 은행 예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한 상황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만큼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이후에는 기존 법안의 통과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규제 강화가 반드시 업계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벤처캐피털 TBV의 공동 설립자 브렌트 풀퍼는 민주당 하원의원 70명 이상이 클래리티법을 지지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해충돌 방지 장치를 포함한 초당적 법안은 여전히 추진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암호화폐 기업 애드루남 설립자 제이슨 페르난데스도 "악의적인 행위자에 대한 규제와 법 집행은 업계 관계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전체를 훨씬 더 크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 선거에 약 2억달러 투입…브라운 낙선 시도 실패 암호화폐 업계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친암호화폐 성향의 의원들을 의회에 진출시키기 위해 막대한 정치자금을 투입했지만, 핵심 선거구에서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로이터통신은 암호화폐 업계의 이번 선거 관련 지출을 약 2억달러로 집계했다. 코인데스크가 집계한 암호화폐 관련 정치활동위원회(PAC)들의 지출은 약 1억7050만달러로, 이 가운데 최소 1억2550만달러가 공화당 지원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최대 정치자금 지원 조직인 페어셰이크(Fairshake)는 올해 선거 광고에 약 1억540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특히 오하이오주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셰러드 브라운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5600만달러를 투입했다. 이는 페어셰이크 전체 선거 광고 지출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그러나 브라운은 공화당 후보인 존 허스테드를 꺾고 당선됐다. 페어셰이크는 일리노이주 민주당 예비선거에서도 줄리아나 스트래튼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1000만달러를 지출했지만, 스트래튼은 예비선거와 본선에서 모두 승리했다. 반면 공화당 소속 피트 리케츠 상원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네브래스카주 선거에 투입한 1100만달러는 성과를 거뒀다. 암호화폐 업계에 우호적인 입법을 추진해 온 공화당 하원의원 브라이언 스타일과 빌 하위징가도 민주당의 약진 속에 낙선했다. 다만 업계의 선거 전략이 전반적으로 실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로이터에 따르면 암호화폐 업계가 지원한 후보들은 결과가 확정된 34개 선거 가운데 29개에서 승리했다. 핵심 경합에서 타격을 입었지만, 의회 내 친암호화폐 성향 의원들의 기반은 여전히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페어셰이크는 2028년 선거를 위해 여전히 5600만달러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 트럼프 미디어 관련 지갑서 비트코인 4259개 이체…매각 여부 주목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모회사인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갑에서 대규모 비트코인이 이동한 사실도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아캄에 따르면 트럼프 미디어 관련 지갑에서 비트코인 약 4259개가 두 차례에 걸쳐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으로 이체됐다. 비트코인 가격 8만달러를 기준으로 약 3억4200만달러 규모다. 이번에 이동한 비트코인은 '2028년 만기 전환사채 담보'로 표시된 지갑에서 나왔다. 트럼프 미디어의 2분기 공시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기준 비트코인 4260.73개가 전환사채 담보로 설정돼 있었다. 특히 이체 시점이 회사의 대규모 채무 상환 가능성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미디어가 지난 2일 제출한 증권 공시에 따르면 전환사채 보유자들은 오는 30일 회사에 현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모든 보유자가 이 권리를 행사하면 회사는 약 10억달러를 지급해야 할 수 있다. 회사는 차환이나 다른 자금 조달 수단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을 매각해 상환 자금을 마련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공시했다. 이번 이체 물량은 트럼프 미디어가 지난 7월 말 기준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비트코인 약 1만4139개의 30%에 해당한다. 다만 거래소로 비트코인이 이동했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매각이 이뤄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트럼프 미디어는 지난 5월과 8월에도 대규모 비트코인을 크립토닷컴으로 이체했지만, 당시에는 매각이 아닌 거래 전략 및 자산 수탁 관리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koinwon@newspim.com 2026-11-05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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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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